이재형 과장(왼쪽)이 해상 플랫폼에서 다른 직원과 함께 초경질 원유의 샘플을 채취하고 있다. 사진제공 한국석유공사
산유국 명함 올린 동해-1가스전 플랫폼 관리
천연가스 연 40만톤 생산… 초경질 원유도 뽑아
“시운전때 가스누출 가슴 철렁” 긴장의 나날
새 가스층 찾아 파이프라인 연결 계획 몰두
천연가스 연 40만톤 생산… 초경질 원유도 뽑아
“시운전때 가스누출 가슴 철렁” 긴장의 나날
새 가스층 찾아 파이프라인 연결 계획 몰두
Econo 사람/이재형 석유공사 과장
김해공항에서 헬기를 타고 울산 앞바다를 향해 날아가기를 30분, 짙푸른 바다 위에서 홀로 불길을 내뿜고 있는 인공섬이 눈에 들어온다.
높이 47.6m, 길이 60m, 무게 1만여톤의 이 철제 인공섬은 동해-1 가스전의 해상 플랫폼이다. 플랫폼 맨 위 헬기장에서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아찔한 계단을 내려서야 주황색 작업복을 입은 한국석유공사의 이재형(39) 과장을 만날 수 있었다. 이 과장은 시설 운영팀 9명, 유지·보수팀 9명, 용역업체(청소, 요리 담당) 직원 6명 등 24명과 함께 일하며 해상 플랫폼을 관리하는 책임자다.
아침 6시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이 과장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지난 21일 만난 그는 하루하루가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바람이 많이 불면 이곳이 흔들려요. 깊은 잠을 잘 수가 없죠.” 이렇게 긴장 상태로 2주 동안 근무하다 2주 휴가를 받아 뭍으로 나간다. 하지만 머리 속 긴장감을 떨치는 데만 일주일이 넘게 걸린다. 또 하나 이 과장을 괴롭히는 것은 태풍이다. “태풍이 오면 짧은 시간에 시설을 중지시키고 다시 가동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유 없이 원상태로 되지 않는 기계도 있어요.”
플랫폼에는 평균 120바(bar·압력의 단위)의 고압 가스관이 복잡하게 얽혀있다. 사무실과 숙소가 있는 건물 밖을 나오면 담배를 필 수 없다. 가스가 누출될 경우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시운전 때 가스 누출이 한번 있었어요. 간이 내려앉았습니다.” 이 과장은 지금도 그 기억이 생생한 듯 가슴을 손으로 쓸어내린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동해-1 가스전은 매일 천연가스를 액화상태(LNG)로 환산해 약 1천톤, 연간 약 40만톤을 생산한다. 국내 소비량의 2% 수준이다. 초경질 원유는 매일 1200배럴이 나온다. 차량 2만대를 운용할 수 있는 물량이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라는 표현은 이제 틀린 말이다. 2004년 7월11일 우리나라는 95번째 산유국이 됐다. 동해-1가스전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가스가 생산되는 곳은 해상 플랫폼에서 남쪽으로 1.8㎞ 떨어진 바다 속이다. 해저 150m에 수중 생산시설이 있고 여기서 지하로 땅을 3000m 파고들어가 가스를 뽑아낸다. 생산된 가스는 파이프를 통해 해상 플랫폼으로 옮겨져 물, 가스, 초경질 원유로 분리돼 다시 육상 처리시설로 옮겨진다. 이 과장은 동해-1 가스전과 2000년 2월 개발 계획 수립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처음 건설하는 가스 생산시설이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자료가 없어서 외국에서 석유개발에 대한 자료를 받았는데 용어 하나하나가 낯설었어요.” 해상 플랫폼의 기본 설계는 상당 부분 우리 기술이고, 시공도 우리 손으로 했지만 운영 경험이 부족해 이 분야에만 30년 경험이 있는 영국인 2명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가스층이 발견된 고래 8구조(동해-1가스전에서 남서쪽 5㎞)와 고래 14구조(동해-1가스전에서 남동쪽 11㎞)를 동해-1 가스전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개발할 예정이다. “산유국이라는 것이 상징성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해외에서 자원을 개발하다 보면 자국에서 생산 경험도 없는 나라를 어떻게 믿느냐라는 반응이 있죠. 이제 우리도 생산 경험을 갖게 됐고, 이것이 기초가 돼 베트남, 나이지리아 등 해외 유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가스가 생산되는 곳은 해상 플랫폼에서 남쪽으로 1.8㎞ 떨어진 바다 속이다. 해저 150m에 수중 생산시설이 있고 여기서 지하로 땅을 3000m 파고들어가 가스를 뽑아낸다. 생산된 가스는 파이프를 통해 해상 플랫폼으로 옮겨져 물, 가스, 초경질 원유로 분리돼 다시 육상 처리시설로 옮겨진다. 이 과장은 동해-1 가스전과 2000년 2월 개발 계획 수립 때부터 인연을 맺었다. 처음 건설하는 가스 생산시설이었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다. “자료가 없어서 외국에서 석유개발에 대한 자료를 받았는데 용어 하나하나가 낯설었어요.” 해상 플랫폼의 기본 설계는 상당 부분 우리 기술이고, 시공도 우리 손으로 했지만 운영 경험이 부족해 이 분야에만 30년 경험이 있는 영국인 2명의 도움을 받고 있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경제적 가치가 있는 가스층이 발견된 고래 8구조(동해-1가스전에서 남서쪽 5㎞)와 고래 14구조(동해-1가스전에서 남동쪽 11㎞)를 동해-1 가스전과 파이프라인으로 연결해 개발할 예정이다. “산유국이라는 것이 상징성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해외에서 자원을 개발하다 보면 자국에서 생산 경험도 없는 나라를 어떻게 믿느냐라는 반응이 있죠. 이제 우리도 생산 경험을 갖게 됐고, 이것이 기초가 돼 베트남, 나이지리아 등 해외 유전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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