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조업체들은 올해 경기 흐름이 ‘상저하중’ 양상을 띨 것으로 내다봤다.
18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2156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 회복 시점을 묻는 질문에 ‘내년(2025년)부터’라는 응답이 40.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올해 하반기’가 34.2%, ‘2026년 이후’가 16.9%였다. 반면, ‘올 상반기’ 또는 ‘이미 회복 국면’이라는 응답은 8.8%에 그쳤다. 올해 경영전략은 ‘성장’(35%)보다는 ‘안정’(55.5%)에 방점을 둔 곳들이 더 많았다. ‘축소화 전략’을 선택한 기업은 9.5%였다.
대한상의는 “매출, 수출, 투자 등 분야별 경영 전망도 작년과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많아 관망세를 보였다”며 “올해는 ‘상저하중’의 완만한 유(U)자형 곡선의 경기 흐름이 예상된다”고 봤다.
올해 가장 위협적인 대내외 리스크(중복응답)로 ‘고원자재가·고유가’(51.1%), ‘고금리 등 자금조달 부담’(46.6%)을 가장 많이 꼽았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지난해 말부터 수출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고물가·고금리 부담이 여전한 상황이어서 이를 체감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소상공인의 경기 전망은 더 흐렸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최근 벌인 조사(925명)를 보면, 넷 중 셋(74.8%)이 올해 경기가 작년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고 응답했다.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8.0%에 그쳤고 현재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답변은 17.2%였다. 경영 악화를 예상하는 이유(중복응답)로는 소비심리 위축(71.2%), 금융비용 상승(56.8%), 고물가와 원가상승(55.8%) 순이었다.
작년 경영 성과에 대해서도 나빴다는 응답이 73.4%였다. 좋았다는 응답은 4.3%였다. 보통이라는 응답은 22.3%였다. 고용원이 없거나 가족끼리만 근무하는 소상공인은 나빴다는 응답이 78.8%였고, 고용원이 5∼9명인 경우는 56.3%였다. 고용 규모가 작을수록 지난해 더 힘든 한 해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회승 기자 honest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