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몽규 회장 비자금 수사
신세기 주식 통해 조성 의심
“다른 2세 수사 계획은 없다”
신세기 주식 통해 조성 의심
“다른 2세 수사 계획은 없다”
검찰이 정몽규(44) 현대산업개발 회장의 비자금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김경수)는 3일 정 회장이 진승현(33) 전 엠씨아이코리아 회장과 짜고 신세기통신 주식 매입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이인규 3차장은 “지난주 브릿지증권 압수수색에서 신세기통신 주식매매와 관련한 일부 자료를 입수했다”며 “어떤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을 포함한 재벌 2세 7~8명은 1999년 말 진씨를 통해 장외시장에서 신세기통신 주식을 주당 1만5천원~3만원 가량에 매입한 뒤, 진씨가 신세기통신 주식을 띄우자 주당 10만원 안팎에 주식을 처분해 수십억원을 챙겼다는 의심을 받아왔다.
검찰은 ‘법조 브로커’ 윤상림(54)씨 수사 과정에서 정 회장이 현대산업개발 소유의 고려산업개발 신주인수권을 진씨에게 헐값에 넘기고 50억원을 돌려받아 비자금으로 활용한 단서를 발견하고 브릿지증권을 지난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신세기통신 주식의 정확한 거래 내역과 규모 등을 확인하는 등 보강 수사를 거쳐 이르면 이번주 안으로 정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현대산업개발의 재무팀장(임원급)이 이민간 사실을 파악하고 소재를 파악중이다.
그러나 검찰은 정 회장과 함께 주식매매 차익을 얻은 또다른 재벌 2세들에 대한 수사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이인규 3차장은 “(현대산업개발 비자금과 관련해) 고려산업개발 신주인수권과 신세기통신 주식 매매 두 가지만 보고 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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