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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현대차 비자금’ 추가 압수수색

등록 2006-04-05 01:23

현대차-씨앤씨캐리탈 ‘수상한 거래’
현대차서 자금 지원…본텍 구조조정·합병 관여
압수수색 5개사 비자금·경영권승계 ‘통로’ 추정

검찰이 4일 압수수색을 실시한 5개 창투사와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CRC)들은 현대자동차와 직간접적으로 복잡한 거래 관계에 있었던 회사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씨앤씨캐피탈이다. 현대자동차는 사업상 별다른 연관이 없는 씨앤씨캐피탈에 대해 몇년 전부터 66억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를 담보로 제공하고, 122억원의 단기차입금을 제공하는 등 납득할 수 없는 거래를 해왔다. 현대차로부터의 단기차입금은 매년 줄어들어 현재 60억~70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그러나 차입명목이 운영자금이어서 현대차와 씨앤씨캐피탈의 특수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는 또 2001년에 씨앤씨의 회사채 40억원을 인수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씨앤씨캐피탈에 대해 자금 지원을 해왔다.

씨앤씨캐피탈과 현대차의 이런 수상한 거래는 현재 현대차 수사의 한가운데 놓여있는 본텍(옛 기아전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씨앤씨는 2001년 본텍의 전신인 기아전자의 화의채권을 상호신용금고 등으로부터 사들여 이를 다시 본텍에 넘기는 등 이해할 수 없는 거래를 해왔다. 화의기업이었던 본텍의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현대차와 밀접한 협력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이다.

현대·기아차는 이 밖에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한 본텍, 위아(옛 기아중공업), 카스코(옛 기아정기) 등의 채권을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를 내세워 자산관리공사로부터 반값에 사들여 채무를 털어냈다는 의혹을 사오고 있어 씨앤씨에 대한 자금지원 역시 이러한 거래와 관련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고 있다.

본텍은 또 정의선 기아차 사장의 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회사 가운데 하나다. 본텍은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대주주로 있는 글로비스가 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지난 2월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오토넷에 흡수합병됐다. 이 과정에서 본텍의 주가가 실제보다 높게 평가돼 대주주인 글로비스에 이득을 가져다줬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 2002년에도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대주주로 있던 본텍을 현대모비스와 합병해 그룹의 경영권을 승계시키려고 시도하다가 이러한 사실이 언론에 알려져 좌절된 적이 있다.

씨앤씨캐피탈은 기업 인수·합병 및 기업금융 컨설팅을 목적으로 지난 96년 설립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로, 함께 압수수색을 당한 문화창투의 최대주주(26.88%)다. 더불어 한국상호저축은행의 대주주(29%)다. 한국상호저축은행은 진흥상호저축은행의 지분 68.1%를 소유하고 있으며, 진흥상호저축은행은 또 경기상호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창투사 1개와 상호저축은행 3개를 거느린 이 업계의 실력자라고 할 수 있다.

큐캐피탈홀딩스 역시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다. 현대차와의 직접적인 관련성은 잘 드러나지 않고 있지 않지만 씨앤씨와 마찬가지로 화의 상태에 있던 본텍의 구조조정과 관여해 일시적으로 본텍 지분을 보유한 적이 있다. 위앤윈21 역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지만 현대차와의 관련성은 아직 드러난 것이 없다.


이에 따라 이번 창투사 및 기업구주조정전문회사 압수수색은 현대차 의혹의 핵심 가운데 하나인 본텍의 구조조정 과정, 그리고 본텍과 현대오토넷의 합병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창투사와 저축은행,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가 재벌기업 대주주들의 위장지분이나 비자금을 관리해주는 통로 역할을 해왔던 경우가 많아, 검찰 수사가 결국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사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과 비자금 조성에 모아지고 있다는 전망을 낳고 있다.

정남기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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