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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계열사 사장 ‘몰아주기’ 정의선 사장 수천억 이득

등록 2006-04-05 01:30

출자주식값 눈덩이…일부 팔아 기아차 지분 사들여
검찰 수사의 표적이 된 정의선(36) 기아차 사장은 어떤 불법 혐의를 받고 있을까?

검찰 수사방향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외아들 정 사장간 경영권 승계과정의 불법 혐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왜 문제가 있는지는 정 사장이 현대·기아차그룹 경영진으로 있으면서 얼마 만큼 이익을 챙겼느냐를 살펴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계열사 투자로 해마다 수천억 이익=현대·기아차그룹에서 경영권 승계가 시작된 시점은 2001년초부터다. 현대차는 2000년 현대그룹에서 10개 회사를 이끌고 따로 떨어져 나온 뒤 그 다음해부터 계열사들을 잇따라 세우며 그룹 덩치를 부풀려 나갔다. 이 때 정의선씨도 30대 초반의 나이에 기획총괄본부 상무로 임명돼 그룹 확장에 핵심적인 구실을 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새로 설립한 대부분 계열사들이 정 사장 개인 돈으로 자본금을 만들었으며, 이후 기존 계열사들의 사업 몰아주기에 힘입어 급성장했다는 점이다. 검찰 수사 대상이 된 글로비스, 엠코, 본텍 등이 모두 같은 절차를 거쳤다. 2003~2004년 사업보고서를 보면, 글로비스의 계열사 매출 비중이 80.1%, 엠코 98.4%, 본텍 97.9% 등이다. 이들 비상장 계열사들은 순이익 증가폭도 같은 업종의 독립회사들보다 훨씬 컸다.

덩달아 정 사장 출자금의 값어치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회사 가치가 올라가는 만큼 주식값도 오른 것이다. 정 사장은 이렇게 값어치가 올라간 주식을 수십배씩 이익을 내고 일부 매각해 현금화하기도 했다. 2004년 글로비스 지분 20%를 노르웨이 빌헬름센사에 매각해 1048억원을 받았으며, 지난해 6월에는 본텍(현대오토넷과 합병) 지분 30%를 555억원에 지멘스로 팔았다. 정 사장은 이렇게 마련한 현금으로 자신이 대표이사로 있는 기아차 지분을 시장에서 매입해 지배주주로서 자리를 모색하고 있는 중이다.

정 사장의 상장 계열사 보유지분 평가액은 5일 현재 종가로 모두 5414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비상장 계열사 지분매각 이익이나 배당금까지 포함하면, 정 사장은 지난 5년 동안 계열사 주식투자로 해마다 1천억원 이상씩 벌은 셈이다.

혐의 드러나면 후계구도 차질=정의선 사장은 아직 현대·기아차그룹의 지배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그룹 주력 계열사들의 덩치가 너무 커 현재 재산을 모두 털어넣어도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을만큼의 안정적인 지분을 확보하는 데는 턱없이 부족하다. 현대·기아차그룹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검찰 수사 결과 그룹 계열사들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 지금까지 진행해온 방식의 경영권 승계작업은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또 정 사장 자신이 그룹의 핵심 경영진이고 기아차의 등기이사여서 민·형사상 책임을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김상조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소장은 “계열사들의 정 사장 출자회사에 대한 사업몰아주기는 상법상 금지된 ‘회사기회 편취’에 해당하기 때문에 주주들에 대한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고, 이 과정에 개입한 이사들은 배임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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