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보고서 수치 은폐 의혹
김종훈 한-미 FTA 협상대표
김종훈 통상교섭본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수석대표는 국책연구소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협정 체결에 따른 대미 무역수지 감소폭 전망치를 은폐·조작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치권이 몰아붙이니까 연구원이 당황해서 악수를 둔 게 아닌가 싶다”고 해명했다.
김 수석대표는 12일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무역협정 효과와 관련된 전망치가 여러 가지여서 혼란스럽다는 지적이 있어 재경부에서 곧 체계적으로 정리해 발표하기로 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김 수석대표의 해명은 정치권의 은폐·조작 의혹 제기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자료 발표가 나온 뒤 이뤄졌다는 점에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 수석대표는 이에 대해 “(자세한 것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직접 물어보는게 나을 것 같다”면서 “수치는 단지 참고사항일 뿐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김 수석대표는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이 청와대의 관련부서에조차 제대로 보고가 안된 채 졸속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청와대의 경제정책수석실, 경제보좌관실, 외교보좌관실은 물론 국가안전보장회의 사무처에도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과정이 보고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은 “통상교섭본부가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추진하면서 국민경제자문회의나 대외경제위원회에 보고나 협의를 한 바 없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도 소외됐다”고 주장했다. 김 수석대표는 이에 대해 “대외 협상과 국내 대책은 통상교섭본부와 재정경제부가 각각 총괄해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최종 결정한다”면서 “의사결정 과정에 국민경제자문회의나 대외경제위원회는 들어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는 28일까지 외교부에서 한-미 무역협정에 대해 각계의 의견을 받고 있는데 업계와 개인들이 많은 의견을 보내주면 대표단의 협상에 도움이 될 것”고 협조를 당부했다. 김 수석대표는 “미국의 무역협상촉진법(TPA)에서 규정된 시한(2007년 7월) 안에 협상을 마치는게 좋긴 하지만 시한에 끌려서 중요한 국익을 놓치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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