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곳 우선대상 선정했다고 밝혔으나 `사실은 4곳 모두' ...값올리기 수법
한국까르푸 매각 과정이 까르푸 쪽의 비상식적 행태 때문에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까르푸 쪽의 의도적인 값올리기 수법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까르푸는 13일 홍보대행사를 통해 “지난 4일 입찰제안서를 낸 4곳을 모두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4곳은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이마트, 이랜드 등이다. 지난 열흘 동안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는 뜻이다. 까르푸는 이어 “다음주 중 필립 브로야니고 한국까르푸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 매각 과정의 절차에 대해 정확하게 설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까르푸 쪽은 지난 12일 롯데마트에 “복수의 우선협상대상자 중 하나로 선정됐다”는 내용을 통보했고, 롯데마트는 13일 이를 공시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또다른 우선협상대상자가 누구냐를 확인하느라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이 와중에 이랜드는 “어떤 통보도 받은 바 없다”고 밝혔고, 이마트도 마찬가지였다. 홈플러스는 영국 본사 쪽에 확인 중이라는 답변이 나왔다. 이 때문에 복수의 대상자는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로 압축됐다는 얘기가 설득력을 얻었다.
그러나 이날 오후 늦게 홍보대행사를 통해 나온 공식 답변은 의외였다. 결국 4명을 동시에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도, 롯데마트에만 먼저 연락을 준 셈이다. 입찰제안서를 낸 업체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동시에 알려준다는 관례를 벗어난 행위”라며 “다른 희망자에게서 값을 더 올려받아 보려는 요량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불쾌해했다. 한 업체는 지난 4일 입찰제안서를 써낸 뒤 까르푸로부터 값을 좀더 올려달라는 요청을 받고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