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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검찰ㆍ론스타 ‘마라톤 싸움’ 전망

등록 2006-04-16 09:30

불법단서 확보는 ‘모래사장 바늘찾기’…다양한 우회로에 기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탈세ㆍ외환도피 혐의와 외환은행 매입 과정의 불법 여부를 수사 중인 검찰 안팎에서 이번 수사가 생각만큼 쉽지 않아 장기전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풍부한 투자 경험을 토대로 한 치밀한 전략과 법률 논리로 무장한 세계적인 펀드인 론스타가 한국 검찰 수사에 호락호락하게 무릎을 꿇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를 둘러싼 상황이 검찰에 유리한 것만도 아니어서 이런 우려를 더욱 깊게한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서울 역삼동 스타타워에 입주한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ㆍ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 사무실과 경기도 파주의 허드슨 어드바이저코리아 문서보관창고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 때 확보된 압수물 분량만 700여상자. 검찰은 압수물을 한 번에 모두 가져오지 못하고 차례차례 옮겨다 분석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자료가 대부분 영어로 작성돼 검찰은 영어 능력이 뛰어난 검사를 추가로 투입하는 등 중수부는 수사인력의 상당부분을 투입해 론스타와 관련한 비리 혐의를 캐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압수물 분석에서 결정적인 성과가 아직까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물 분석 도중 중요한 자료가 나와 단서로 삼으려하면 결정적인 부분이 감쪽같이 사라진 것으로 나타나 김이 샌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론스타가 이미 수사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춘 것 같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전언이다.

실제 론스타 관계자들은 검찰이 압수수색을 위해 들이닥치던 날 전혀 긴장한 기색이 없이 깍듯이 맞아 검찰 수사관들이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 나돌고 있다.

검찰은 론스타가 이처럼 치밀한 준비를 했음에도 반드시 허점이 있을 것으로 보고 방대한 분량의 압수물에 한 가닥 기대를 갖고 론스타 또는 국내 금융당국, 외환은행의 불법 혐의를 가려낼 만한 단서를 찾기 위해 연일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하지만 자료가 워낙 방대하고 영문으로 작성돼 있어 압수물 분석작업은 `모래사장에서 바늘 찾기'처럼 힘들다는 게 검찰 관계자의 전언이다.

철두철미하게 이익을 좇아 움직이는 펀드의 속성상 론스타가 `합법적인' 절세와 조세회피에 능수능란하다는 점도 검찰로선 부담스런 부분이다.

론스타가 전세계의 조세회피지역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뒤 법망을 교묘히 피해 세금을 적게 내거나 내지 않는 방법에 통달해 검찰이 이 부분에서 위법 행위를 찾아내는 것이 생각 보다 훨씬 어려울 수도 있다.

외환은행 매각 작업의 야전 사령관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의 전 대표 스티븐 리가 미국에서 언제 송환될지도 모른다는 점도 검찰로선 악재다.

이렇다보니 검찰은 "이번 수사가 6~7월까지, 늦으면 8월까지도 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장기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차그룹 비자금 사건처럼 속전속결로 끝낼 성질의 사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감사원 조사도 마무리돼야하고 검찰도 꼼꼼한 작업을 통해 증거를 확보해나가야하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차분히 수사를 이어나간다는 게 검찰 생각이다.

그렇다고 검찰 주변 여건이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검찰은 수사 초반 외환은행 매각 실무를 담당한 전용준 전 외환은행 경영전략부장과 매각자문사인 엘리어트 홀딩스의 박순풍 대표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던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

두 사람이 론스타 쪽을 속속들이 아는 것은 아니지만 외환은행 매각과정은 누구보다 상세히 알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은 이들의 진술과 역할에 기대를 많이 걸고 있다.

검찰은 또 허드슨어드바이저코리아의 파주 창고에서 압수한 문서와 서류들도 주목하고 있다. 역삼동 스타타워 사무실에서는 증거인멸이 충분히 가능할 수 있었겠지만 파주 창고에 대해서는 치밀하게 대비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작은 단서라도 샅샅이 뒤져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한 불법 혐의를 밝혀낼 수 있는 다양한 우회로를 찾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성현 기자 eyebrow7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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