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사태 주시…승용차 요일제·제한송전 등 포함
정부는 이란 핵개발 추진에 따른 중동정세 불안불안으로 원유수급에 차질을 빚는 상황이 벌어지면 강제적인 에너지수요억제대책을 시행하기로 했다.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은 17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월 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과에 따라 이란 원유수출이 중단될 경우 국제유가도 더 올라갈 것이고 우리나라 원유도입에도 중대한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이에 대비해 강제적인 절약조처를 검토할 단계”라고 밝혔다. 다만 지금은 자율적인 에너지절약책을 더 강화하는 것으로 고유가 상황에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산자부는 이날 한국전력과 정유사 등 에너지업계 대표들이 참석하는 민관합동 에너지수급 점검회의를 열어, ‘에너지절약 3·6·9 실천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소등, 컴퓨터 미사용시 전원 끄기, 승용차 요일제 참여 등을 중심으로 자동차 공회전 자제 등 6개 에너지 절약방안을 실천하자는 것이다. 이런 실천운동이 확산되면 연간 2조5천억원까지 에너지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원유수급에 부분적 차질이 발생하면 민간 승용차 요일제 운행(공공부문 2부제)과 조명·냉방온도 제한 등의 2단계 대응조처를 발동하고, 수급차질이 더 심각해질 경우에는 승용차 2부제를 민간에도 적용하면서 전력제한송전과 석유배급제까지 검토하기로 했다.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올해 1~3월에 평균 58달러선이었다가 4월 들어서는 이란의 핵개발 강행 가능성이 커지면서 60달러선을 웃돌고 있다. 올해 연평균 유가를 53달러로 예상한 정부는 이런 고유가 상황이 지속되면 경제성장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다른 유종들도 마찬가지로 사상 최고치를 넘어서거나 근접하고 있다. 북해산 브랜트유는 지난주에만 5.2% 올라 배럴당 70.80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17일 싱가포르 상품시장에서 5월물 서부텍사스중질유가 한때 70달러선을 돌파해 사상최고치(70.85달러, 2005년 8월30일)에 바짝 다가서기도 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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