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기초자료 검토중”…참여연대, 정용진씨등 3명 고발
검찰이 신세계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편법 상속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김영철 서울중앙지검 1차장은 18일 “참여연대가 고발한 신세계그룹 사건을 금융조사부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박성재 금융조사부장은 “이 사건에 대한 기초 자료를 검토하고 있다”며 “기초 검토를 마친 후 고발인 조사 또는 추가 자료확보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11일 “1998년 4월 광주 신세계가 유상증자를 하면서 실제 가치보다 낮은 값으로 이명희 회장의 아들 정용진 이사가 주식을 인수하도록 공모·지원했고, 그 결과 정씨는 가장 낮게 잡아도 420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은 반면에 광주 신세계는 그 만큼의 손해를 입었다”며 정씨 등 경영진 3명을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또 “신세계가 광주 신세계 증자에 참여하지 않고 실권한 것은 정씨에게 지분을 몰아줘 경영권을 넘기기 위한 것이었다”며 편법 경영권 승계에 대해서도 수사를 요청했다.
광주 신세계는 1998년 당시 주당 5천원에 유상증자를 결의했고, 당시 대주주였던 신세계는 신주 인수를 포기한 반면 정씨는 25억원을 납입하고 회사 전체 지분의 83%에 이르는 50만주를 확보했다. 광주 신세계는 2002년 주당 3만3000원에 증권거래소에 상장됐으며, 현재 주가는 15만원을 호가한다.
신세계는 참여연대의 고발에 대해 “광주 신세계는 당시 부실에 빠진 상태였고, 신세계의 출자 여력이 없어 대주주가 책임경영 차원에서 대신 사재를 털어 증자에 참여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참여연대는 “1998년 당시 신세계는 공격적 경영을 펼치며 수백억원의 신규 투자를 집행 중이었다”며 반박한 바 있다.
신세계는 참여연대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지만, 검찰은 “아직 고발장이 접수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금융조사부는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매각 등 삼성그룹의 편법 상속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이다. 신세계는 삼성그룹의 방계 회사로 분류되며, 이명희 회장은 이건희 삼성 회장의 동생이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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