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흥망 터가 좌우한다 - SK 그린빌딩 GS 역전타워 우리은행 본점
SK 그린빌딩 ‘성장 보장’ 전통에 계열사 입주 경쟁
GS 역전타워 엘지그룹과 분리 때 막판까지 쟁탈전
우리은행 선두 질주 회현동 본점 “정승 배출 기운 덕”
현대차 양재사옥 파장에 “증축 잘못해 기 빠진 탓” “남산 밑으로 가고 싶은데 공간이 부족해서….” 올해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을 떠나야 하는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룹 내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서울 회현동의 그린빌딩으로 옮겨가고 싶지만 공간이 협소해 그저 입맛만 다시고 있다. 그린빌딩은 에스케이 안에서 ‘성공 인큐베이터’ 건물로 알려진 자리다. 에스케이텔레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스, 에스케이텔레텍, 에스케이텔링크, 에스케이씨앤씨 등이 이곳에서 날개를 달았다. 에스케이텔레콤은 1995~1999년 이곳에서 급성장을 해 이후 서린동 에스케이빌딩을 거쳐 2004년 자체 건물에 입주해 매출 10조원을 기록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커뮤니케이션스도 역시 에스케이텔레콤 내 작은 부서로 시작해 2005년까지 그린빌딩에 머물렀다. 그간 싸이월드를 인수하면서 미니홈피 열풍을 타고 쑥쑥 성장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이후 직원이 800여명으로 불어나 현재 있는 서린동 에스케이빌딩조차도 공간이 부족해 다음달 미근동 신축 건물로 이사한다. 현재는 위성디엠비 업체인 티유미디어가 선배 기업들의 기를 얻고자 명당에 둥지를 틀고 있다. 티유미디어 관계자는 “그룹 내 명당으로 꼽히는 곳에서 쑥쑥 성장해 이곳을 벗어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엘지와 지에스 그룹에서는 지에스건설(옛 엘지건설)의 남대문로 지에스 역전타워를 꼽을 수 있다. 에스케이 그린빌딩과도 가까운 이 건물은 엘지와 지에스가 계열분리를 하면서 서로 놓치지 않기 위해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펼쳤던 곳이다. 그만큼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엘지 경영진들도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지에스건설은 이 건물에 입주한 뒤 ‘자이’ 브랜드로 성공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지에스건설은 엘지로부터 계열분리한 2004년만 해도 건설업계 4위였으나 1년여 만에 지난해 1위로 우뚝 올라섰다. 거꾸로 이 건물을 내다판 ㄷ그룹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대조를 보였다.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역시 조선시대 영의정을 지낸 문익공 정광필의 집터로, 이 집안에서만 12명의 정승이 배출된 명당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1999년 이곳에 터를 잡은 뒤 구조조정을 잘 마무리하고 선두권 은행으로 잘 나가고 있다는 평가 받고 있다. 현대차의 양재동 사옥 역시 회사쪽에 많은 행운을 가져다 준 건물이다. 서울 계동 사옥에서 2000년말에 본사를 이전한 뒤 현대·기아차는 매출, 당기순이익 등에서 연이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7조원대, 당기순이익 1조원대로 올라섰다. 정몽구 회장은 이 건물 21층, 정의선 사장은 20층에 집무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자금 수사를 받으면서 증축 인·허가 과정에 대한 의혹이 쏟아져 기가 쇠했다는 풍문도 나오고 있다. 한 풍수학자는 “건물 증축 과정에서 토대를 무시하고 위가 퉁퉁한 형태로 지은 게 실수”라고 말했다. ‘터가 안좋아서 기업 망한다’는 소문이 떠도는 경우도 있다. 서울 강북 중심가에 위치한 ㅇ빌딩의 경우 이 건물을 소유한 건설사가 1995년에 망했다. 이후 ㅎ그룹에서 인수했지만 1년도 채 안돼 다시 부도가 나 자리가 안좋다는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한강로에 위치한 ㄱ빌딩과 ㅎ빌딩 역시 마찬가지다. ㄱ빌딩은 86년 그룹이 망해 ㅎ그룹에 인수됐지만 외환위기 시절 다시 망했다. 이후 법정관리로 넘어갔으며, 2002년 한 기업이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최근 법정관리중인 빌딩 소유주가 최대주주를 배제하고 제 3자에게 팔려고 해 계속된 분란에 시달리고 있다. ㅎ빌딩 역시 모기업이 외환위기 시절 부도가 났다. 이후 경쟁기업에 인수됐지만, 지난해에는 노조와 갈등을 겪었으며 올해에는 제품에 대한 시비가 일고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GS 역전타워 엘지그룹과 분리 때 막판까지 쟁탈전
우리은행 선두 질주 회현동 본점 “정승 배출 기운 덕”
현대차 양재사옥 파장에 “증축 잘못해 기 빠진 탓” “남산 밑으로 가고 싶은데 공간이 부족해서….” 올해 서울 종로구 서린빌딩을 떠나야 하는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룹 내 최고 명당으로 꼽히는서울 회현동의 그린빌딩으로 옮겨가고 싶지만 공간이 협소해 그저 입맛만 다시고 있다. 그린빌딩은 에스케이 안에서 ‘성공 인큐베이터’ 건물로 알려진 자리다. 에스케이텔레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스, 에스케이텔레텍, 에스케이텔링크, 에스케이씨앤씨 등이 이곳에서 날개를 달았다. 에스케이텔레콤은 1995~1999년 이곳에서 급성장을 해 이후 서린동 에스케이빌딩을 거쳐 2004년 자체 건물에 입주해 매출 10조원을 기록하는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커뮤니케이션스도 역시 에스케이텔레콤 내 작은 부서로 시작해 2005년까지 그린빌딩에 머물렀다. 그간 싸이월드를 인수하면서 미니홈피 열풍을 타고 쑥쑥 성장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이후 직원이 800여명으로 불어나 현재 있는 서린동 에스케이빌딩조차도 공간이 부족해 다음달 미근동 신축 건물로 이사한다. 현재는 위성디엠비 업체인 티유미디어가 선배 기업들의 기를 얻고자 명당에 둥지를 틀고 있다. 티유미디어 관계자는 “그룹 내 명당으로 꼽히는 곳에서 쑥쑥 성장해 이곳을 벗어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엘지와 지에스 그룹에서는 지에스건설(옛 엘지건설)의 남대문로 지에스 역전타워를 꼽을 수 있다. 에스케이 그린빌딩과도 가까운 이 건물은 엘지와 지에스가 계열분리를 하면서 서로 놓치지 않기 위해 막판까지 눈치작전을 펼쳤던 곳이다. 그만큼 구본무 회장을 비롯한 엘지 경영진들도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지에스건설은 이 건물에 입주한 뒤 ‘자이’ 브랜드로 성공을 거두는 등 승승장구를 거듭했다. 지에스건설은 엘지로부터 계열분리한 2004년만 해도 건설업계 4위였으나 1년여 만에 지난해 1위로 우뚝 올라섰다. 거꾸로 이 건물을 내다판 ㄷ그룹은 이후 내리막길을 걸어 대조를 보였다. 회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역시 조선시대 영의정을 지낸 문익공 정광필의 집터로, 이 집안에서만 12명의 정승이 배출된 명당으로 꼽힌다. 우리은행은 1999년 이곳에 터를 잡은 뒤 구조조정을 잘 마무리하고 선두권 은행으로 잘 나가고 있다는 평가 받고 있다. 현대차의 양재동 사옥 역시 회사쪽에 많은 행운을 가져다 준 건물이다. 서울 계동 사옥에서 2000년말에 본사를 이전한 뒤 현대·기아차는 매출, 당기순이익 등에서 연이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매출 27조원대, 당기순이익 1조원대로 올라섰다. 정몽구 회장은 이 건물 21층, 정의선 사장은 20층에 집무실을 갖고 있다. 하지만 최근 비자금 수사를 받으면서 증축 인·허가 과정에 대한 의혹이 쏟아져 기가 쇠했다는 풍문도 나오고 있다. 한 풍수학자는 “건물 증축 과정에서 토대를 무시하고 위가 퉁퉁한 형태로 지은 게 실수”라고 말했다. ‘터가 안좋아서 기업 망한다’는 소문이 떠도는 경우도 있다. 서울 강북 중심가에 위치한 ㅇ빌딩의 경우 이 건물을 소유한 건설사가 1995년에 망했다. 이후 ㅎ그룹에서 인수했지만 1년도 채 안돼 다시 부도가 나 자리가 안좋다는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한강로에 위치한 ㄱ빌딩과 ㅎ빌딩 역시 마찬가지다. ㄱ빌딩은 86년 그룹이 망해 ㅎ그룹에 인수됐지만 외환위기 시절 다시 망했다. 이후 법정관리로 넘어갔으며, 2002년 한 기업이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하지만 최근 법정관리중인 빌딩 소유주가 최대주주를 배제하고 제 3자에게 팔려고 해 계속된 분란에 시달리고 있다. ㅎ빌딩 역시 모기업이 외환위기 시절 부도가 났다. 이후 경쟁기업에 인수됐지만, 지난해에는 노조와 갈등을 겪었으며 올해에는 제품에 대한 시비가 일고 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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