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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경제 1분기 기대 못미친 성적표 ‘고유가·환율하락’ 진로 불안

등록 2006-04-25 19:17수정 2006-04-26 00:16

급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당국의 개입으로 크게 상승해 945.00원으로 거래를 마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외환거래실에서 외환딜러가 환율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급락세를 보이던 원·달러 환율이 당국의 개입으로 크게 상승해 945.00원으로 거래를 마친 25일 오후 서울 중구 외환은행 본점 외환거래실에서 외환딜러가 환율 상황을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
성장률 전분기대비 1.3%…회복속도 둔화 체감경기 다시 영하…한은 “숨고르기” 평가
내수회복 찬물→투자위축→고용불안 먹구름 “힘들지만 성장률 하향조정은 아직 성급” 분석
고유가·저환율의 복병 탓에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전분기보다 낮아지면서 경기회복세가 약간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국내총소득(GDI) 증가율도 1년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1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실질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1.3%, 전년동기 대비 6.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한은이 올해부터 주요 지표로 공식 발표하는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로 보면, 지난해 1분기 0.5% 증가 이후 2분기 1.4%, 3~4분기 1.6%로 이어져오던 성장세가 다소 꺾인 것이다.

올해 1분기 성장속도가 이렇게 전분기보다 느려진 것은 주로 투자부진 탓이다. 민간소비가 지난해 하반기의 1.0~1.1% 증가에 이어 올해 1분기 1.2% 증가했고, 수출도 2.6%의 탄탄한 증가율을 보였지만, 기업들의 설비투자와 건설투자는 감소세를 면치 못하면서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4분기 4.2%였던 설비투자는 올해 1분기 -0.7%로, 지난해 하반기에도 -0.8~0.0%로 부진하던 건설투자는 올들어 -0.3%로 여전히 바닥을 기었다. 올들어 시작된 저환율·고유가 악재가 1분기 성장세에는 크게 반영되지 않았지만, 2분기부터 우리 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경우 채산성 악화를 겪을 기업들의 투자부진은 더욱 심해질 것이란 우려다.

지난해 2분기 이후 다소 회복세를 보여온 국내총소득 증가율도 -0.1%를 기록해, 체감경기가 1년만에 다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다. 국내총소득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환율하락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때문이다.

전분기 대비 성장률은 약간 떨어졌지만, 과거 한은이 전통적으로 활용해온 ‘전년동기 대비 경제성장률’은 지난 2002년 4분기(7.5%) 이후 3년만에 가장 높은 6.2%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한은은 경기회복세가 꺾였다기보다는 우리 경제가 1분기 중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병화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민간소비가 3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설비투자가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견실하며 수출도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회복속도가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다소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더블딥(경기 일시회복 뒤 하강) 우려는 기우”라고 설명했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5%를 훨씬 넘어섰고, 내수의 경제성장률 기여 비중도 크게 높아진 점 등을 볼 때, 고유가·저환율로 성장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지만 성장세 자체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김성재 기자 seong68@hani.co.kr


★★★고유가와 환율 하락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전망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있다. 그러나 4.7~5.0%로 내다봤던 올해 경제성장률까지 조정하는 것은 아직까진 좀더 두고봐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애초 재정경제부가 올해 경제성장률을 5%로 전망하면서 전제로 삼은 올해 연평균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전망치는 각각 54달러, 1010원이었다. 24일 현재 유가는 67.48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사상 최고치고, 환율은 25일 945원까지 떨어졌다. 유가와 환율불안은 수출차질 및 투자·소비·고용 등 경제 전분야에 걸쳐 악영향을 끼쳐 결국 성장률 수치마저 흔든다.

그러나 정부는 아직까진 우리 경제가 이 정도 ‘외풍’에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아프죠. 아프긴 아픈데, 거시경제 기조 전체를 바꿀 정도는 아닙니다.”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현재의 환율과 유가 수준을 견딜 수 있느냐는 물음에 이렇게 답했다. 정부는 지난달 환율하락에 따라 경상수지 전망을 150억달러에서 60억~80억달러로 낮췄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유가 전망치도 54달러에서 60달러로 수정했다. 그렇지만 아직까진 성장률 전망치(5.0%)까지 바꿀 단계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 바탕에는 ‘내수’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 있다. 1분기 성장률이 전년동기 대비 6%를 넘는 등 내수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 빠르다는 점에 주목한다. 우리나라의 석유 의존도가 예전보다 낮아졌고, 수출기업들의 제품 경쟁력도 올라 예전에 견줘 환율영향이 덜하다는 점도 강조한다.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상황 인식은 상대적으로 덜 낙관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원화강세,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나’ 보고서에서 “기업들이 수출 물량을 늘려 원화절상에 따른 채산성 악화를 보전하고 있지만, 환율이 더 빠르게 하락하면 한계를 맞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경기가 다시 후퇴하는(더블 딥) 현상을 우려했다. 그러나 민간 경제연구소들도 4.7~4.8%로 봤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는 것에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최근의 환율하락과 고유가 상황이 조금 참으면 사라지는 ‘일시적 현상’이냐, 아니면 ‘장기 추세’로 접어드는 출발선이냐는 물음에 어느 누구도 분명한 답을 못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신민영 엘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 유가와 환율을 일시적 현상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고유가, 달러 약세 시대로 접어드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비관적 경제전망이 오히려 소비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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