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아스트라제네카 손지웅 상무
한국아스트라제네카에서 연구개발(R&D) 책임을 맡고 있는 손지웅 메디컬 상무(42)는 내과 전문의였다가 3년 전 제약산업에 뛰어들었다. 새롭고 창의적인 것을 좋아하는 손 상무의 성격과 제약 산업의 특성이 맞았기 때문이다.
“제약산업은 끊임없는 투자와 혁신, 협력이 매우 중요한 분야입니다. 신약 개발이 이뤄지는 데 10년 이상이 걸리고 비용만 8000억~1조원이 듭니다. 1만 개 이상의 신약 후보 물질을 스크리닝해서 지식을 축적하고 임상시험을 거듭하면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얻어 신약을 개발하죠.”
손 상무는 지난 4월5일 아스트라제네카가 국내에 3년 동안 260억원의 임상연구비 등을 지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보건복지부와 체결하는 데 한몫을 담당했다. 양해각서 내용에는 초기 신약물질 연구를 지원하는 가상 신약개발연구소 설립과 인력 교류 프로그램 등이 포함돼 있다. 손 상무는 이번 협력이 한국이 글로벌 단계의 임상 국가로 가는 데 첫 발자국을 찍은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국의 제약 시장 규모는 세계 11위이지만 임상에서는 새로운 공급자입니다. 최근 들어 증가한 다국가 임상은 거의 3상 이상입니다. 국내 회사 중심으로 1상,2상 경험은 있지만 대부분 제네릭(신약의 특허기간이 종료된 후 만들어지는 복제약)을 가지고 한 거라 초기 임상 경험은 튼튼하지 않습니다. 아직 한국은 전임상부터 후기 임상이 모두 가능한 글로벌 단계는 아닙니다.”
손 상무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이 아스트라제네카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제약회사의 힘은 연구와 개발에서 나옵니다. 한국의 우수한 인력과 아스트라제네카가 연을 맺을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다국적 제약사가 매출만 올리고 공장은 철수한다는 부정적인 여론에 대해 손 상무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우리나라 중소기업도 생산성을 위해 외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데 다국적 기업이 한국에서 공장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죠. 이제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부분은 연구개발(R&D)입니다. 연구개발 산업은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전체 매출액에서 15~20%를 투자하는 큰 시장입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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