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편법 승계 논란 속에 1심에서 업무상 배임죄가 인정된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 저가발행 사건 항소심 속행 공판이 4일 오후 열린다.
최근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경영권 승계 등을 위한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구속되면서 검찰의 삼성그룹 관련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어 이 공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고법 형사5부(이상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3시 404호 법정에서 `에버랜드 CB 저가 발행' 항소심을 열어 허태학ㆍ박노빈 전ㆍ현직 에버랜드 사장이 계획적으로 이재용씨 남매에게 CB를 발행했는지 등에 대한 심리를 진행한다.
이날 공판은 지난해 12월20일과 올 3월7일에 이어 세번째 열리며 이제까지 검찰은 CB발행 이전에 이씨 남매에게 배정해 주려는 `제3자 배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의혹을 주장했다.
반면 변호인측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발행키로 한 CB를 주주들이 인수하지 않아 이씨 남매에게 액면가보다 높은 가격에 배정하게 됐으며 업무상 배임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항소심은 CB 발행이 순수 자금조달 목적인지, 피고인들이 상속증여세법 개정 추진 동향을 미리 알았는지, 정족수를 못 채운 이사회가 유효한 것인지, CB 저가배정을 업무상 배임죄로 볼 수 있는지 등의 쟁점을 둘러싸고 공방이 진행되고 있다.
항소심은 서울중앙지법이 지난해 10월 4일 피고인들의 업무상 배임 혐의에 유죄를 선고하자 검찰이 `피해액이 큰 만큼 업무상 배임이 아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죄를 적용해야 한다'며 항소했고 삼성도 무죄 취지로 항소해 열리게 됐다.
두 피고인은 1996년 11월 주당 최소 8만5천원에 거래되던 에버랜드 CB를 이재용 상무 등 이건희 회장의 자녀에게 주당 7천700원에 배정, 회사에 970억원의 손실을 끼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유 5년, 징역 2년에 집유 3년이 각각 선고됐다.
임주영 기자 zoo@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주영 기자 zo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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