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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콜금리 3개월째 동결…환율·경기 부담

등록 2006-05-11 14:55

경기회복세 주춤..대외변수도 동결 요인
자산거품-한미간 금리 격차는 부담될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1일 예상대로 콜금리를 동결한 것은 무엇보다 최근의 환율 급락이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연초부터 계속 떨어진 원.달러 환율이 최근 900원선까지 위협하면서 수출기업들의 목을 죄고 있는 가운데 국제유가 상승과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더블딥 우려까지 제기되면서 '선제적' 통화정책은 일단 유보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부동산시장 불안 등 올들어 자산거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은 3개월째 금리를 묶어놓은 금통위의 향후 입지를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 환율 급락이 결정적 요인

올연초 1천10원대에서 시작한 원.달러 환율은 4개월여만에 무려 100원 가까이 떨어지는 수직하락세를 보였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2월, 올해 2월 등 세차례 콜금리를 올린 이후에도 추가인상 가능성을 계속 시사했지만 최근의 환율 급락을 무시하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은 수출채산성이 최악의 상황이라고 연일 아우성치고 있고 청와대와 정부까지 나서 환율급락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내놓으면서 금통위원들을 간접 압박했다는 지적이다.

결국 콜금리를 인상할 경우 국제 금융시장에서 원화에 대한 수요를 부추겨 원화 가치 상승(원.달러 환율 하락)의 직접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금통위원들로서는 떨쳐내기 힘든 부담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이달 금통위에서는 위원들의 고민은 그 어느때보다 컸을 것"이라며 "결국 최종적으로 동결을 결정지은 것은 환율 급락에 대한 부담감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경기둔화 우려 동결 '지지'

이성태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최근 실물경제가 계속 좋아지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의 금융완화 기조를 조금씩 조정할 것"이라며 콜금리 추가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처럼 지난해말부터 이어진 콜금리 인상의 가장 큰 명분은 무엇보다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었다.

그러나 최근 환율 급락과 함께 국제유가 상승, 정보기술(IT) 제품가격 하락 등으로 교역조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 설비투자와 건설경기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과 소비자의 체감경기도 계속 악화되고 있어 일각에서는 '더블딥'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는 결국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콜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난이 금통위로 쏟아질 수 있다는 의미로, 이같은 부담이 이날 금통위 회의에서 동결 주장을 떠받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원은 "경기선행지수가 두달 연속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기회복의 지속여부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금통위가 이를 무시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선제적 통화정책 요구 목소리 부담

금통위가 콜금리를 동결함으로써 환율급락에 몸서리를 치는 기업들이나 경기둔화를 걱정하는 정부의 목소리는 일단 잠재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비슷한 무게의 짐을 질 수 밖에 없다.

우선 잇단 정부대책을 비웃기라도 하듯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는 부동산가격이 가장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들어 열린 금통위에서 부동산시장 불안에 대한 언급이 계속 등장했다는 점으로 미뤄 금통위 내부에서도 나름대로 대응이 필요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보이지만 지금까지 '무위'로 일관한데 대한 비난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또 선제적인 통화정책을 강조한 이성태 총재가 환율에 대한 우려나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 때문에 시의적절한 정책을 구사하지 못한데 대한 비판도 계속 따라다닐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역시 한은 금통위의 과감한 결단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과 함께 무려 17차례나 연속으로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준 미국 통화당국과 비교당하는 처지를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전날 콜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상하면서 한미간 금리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점과 하반기 물가상승 우려 등도 금통위로서는 무시할 수 없는 부담이다.

◇ 전문가들 "앞으로도 인상 어려울 듯"

전문가들은 이날 한은 금통위의 콜금리 동결에 대해 경기회복세가 주춤하고 있음을 시인한 결과라며 향후 추가 인상이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오석태 한국씨티은행 경제분석팀장은 "이날 결정은 한은이 경기둔화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라며 "실제로 당분간 거시지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 팀장읕 특히 "금리인상 기회는 이번이 마지막이었는데 결국 무산됐다"며 "앞으로 상당기간 추가인상이 어려운 것으로 보여 금리인상 기조의 변화가 온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 연구원도 "이날 인상하지 못했으나 올해안에는 어려울 것"이라며 "경기, 환율 요인이 있는데다 인상 압력이 됐던 부동산가격은 주춤하는 분위기"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삼성경제연구소 전효찬 수석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또 올렸기 때문에 한국도 금리격차 축소 차원에서 다음달 인상이 가능하다"며 "다만 환율 및 경기변수가 다소 안정을 찾는다는 가정하에서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승관 박용주 기자 human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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