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원화절상 및 고유가 등 외부 경영여건의 악화로 2004년보다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수익성과 성장성 악화 정도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05년 기업경영 분석 결과’를 보면, 지난해 국내 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6.2%로 2004년(7.0%)보다 0.8%포인트 떨어졌다. 수익성 지표의 하나인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매출에서 차지하는 경상이익의 비율로, 지난해 우리 기업들은 1천원어치의 상품을 팔아 62원의 이익을 올렸다는 뜻이다. 이 값은 1998년 이후 꾸준히 높아지다가 이번에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다른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도 5.9%로 전년(6.8%)보다 0.9%포인트 떨어졌다. 성장성 관련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4.3%로 2004년(13.3%)에 견줘 9%포인트나 떨어졌다.
환율과 유가 탓에 대기업과 수출기업의 부진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대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이 8.1%로 전년보다 2.1%포인트 떨어진 반면 중소기업은 3.9%로 오히려 0.6%포인트 상승했다. 수출기업의 매출액 경상이익률은 6.3%로 3.0%포인트 하락한 데 비해 내수기업은 6.7%로 0.2%포인트 올랐다.
기업들의 재무구조는 계속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말 현재 부채비율은 110.9%로 전년(114.0%)보다 3.1%포인트 떨어져, 1997년(424.64%) 이후 8년 연속 개선됐다. 제조업만 보면 부채비율이 100.9%인데, 일본과 미국은 각각 136.2%(2005년 3월 현재)와 136.5%(2005년 말 현재)다.
한국은행은 이런 기업들의 성적표에 대해 ‘선방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광준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우리 기업의 체질상 환율이 10% 떨어지면 제조업의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2.7%포인트 떨어지고, 기름값이 10% 오르면 이익률이 0.65%포인트 떨어진다”며 “이런 계산법으로 하면 지난해 4.8%포인트 정도의 하락 요인이 발생했음에도 제조업 영업이익률이 1.5%포인트(7.6%→6.1%)만 떨어진 것을 보면 기업들의 원가절감 노력 등으로 충격을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