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부서대표 모인 ‘해피위원회’ 회사 주요현안도 직접 결정
NHN은 층마다 도서관…다음은 옥상에 야외족욕탕
NHN은 층마다 도서관…다음은 옥상에 야외족욕탕
사옥이전에서 디자인 선택까지 사원이 결정 지난 3월말, 서울 서린동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 사옥 3층 대회의실에서는 사무기기 전시회가 갑자기 열렸다. 4개 업체가 참여해 책상, 의자 등 수십가지 집기를 선보였다. 직원들은 앉아보고 만져보며 하나하나 살펴본 뒤 업체마다 점수를 매겼다. 사옥 이전을 앞두고 새로 들여올 가구를 직원들이 직접 선택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지난 22일 서울 서린동에서 미근동으로 사옥을 옮긴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이사 과정이 화제가 되고 있다. 새 사옥 이전 결정에서부터 공간 배치, 가구 선택, 휴게실 인테리어 등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해피위원회’가 도맡아 했기 때문이다. 해피위원회는 2004년 7월 ‘놀이터 같은 일터’를 목표로 만들어진 사내 혁신조직이다. 직원 추천을 통해 뽑힌 부서 대표 20여명이 매주 목요일 모여 의견을 나누고, 직원들의 불만 사항에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 제안에 이르기까지 자발적으로 운영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직원들의 의견 전달에 그치지 않고 회사의 주요 현안을 직접 토론하고 결정한다는 점이다.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는 지난해 블로그 전문업체인 이투스를 인수하면서 사옥 이전의 필요성이 커졌다. 회사 조직이 여러곳에 분산돼있는 데다 절대 공간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경영진은 이 사안을 해피위원회에 넘겼고, 해피위원회는 현재 사옥을 유지하면서 추가 공간을 빌릴지, 전 직원이 함께 일할 통합 사옥을 마련할지 검토에 들어갔다. 해피위원회는 지난 1월 ‘통합 사옥’으로의 이전을 결정했고, 경영진은 동의했다.
아이티 업계에서는 회사가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 2월 완공한 제주도 글로벌미디어센터에 직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옥상에 야외족욕탕을 마련했다. ‘짬짬이 야외에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요구를 반영한 것이다. 이외에도 마루로 된 미디어홀, 농구장, 배드민턴장, 외부 정원 및 산책로 등도 빼놓을 수 없다. 엔에이치엔 역시 지난해 8월 분당으로 이전하면서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최대한 반영했다. 각 층마다 마련된 도서관을 비롯해 양호실, 안마의자 등이 그것이다. 이들과 비교할 때 에스케이커뮤니케이션즈의 사례는 한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 회사 오영규 홍보실장은 “‘즐거운 일터’가 목표인 만큼 사무환경 역시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했다”며 “직원들이 직접 회의실, 휴게실 등의 분위기를 결정한 만큼 창의성과 효율성이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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