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대적 인수합병 막으려 벤처업계 첫 실험…주도권 경쟁 조심
메디슨의 새로운 경영체제가 본격 실험대에 올랐다. 지난 1일 법정관리에서 벗어난 메디슨은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한 우리사주조합과 재무적 투자자인 사모펀드가 함께 최대주주를 구성하고 있다. 채권단이나 법원의 간섭과 보호로부터 벗어나 독자경영을 본격화한 만큼 양쪽의 협력관계가 제대로 작동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메디슨은 우리사주조합이 17.5%, 칸서스사모주식펀드(PEF)가 22.15%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벤처업계에서 이처럼 우리사주조합과 사모펀드가 손을 잡은 것은 메디슨이 처음이다. 신용보증기금도 25%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는 단순히 빚을 출자전환한 것이다.
종업원지주제와 사모펀드의 결합은 회사 정상화에 큰 기여를 했지만, 최근에는 미묘한 갈등 기류가 감지된다. 법정관리를 벗어난 뒤 양쪽의 주도권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메디슨 관계자는 “이사진 구성을 볼 때 칸서스가 경영권에 관심있는 게 아니냐고 걱정하는 직원들이 있다”고 전했다. 또 그는 “ 칸서스가 과도한 주가 띄우기에 나서면 나중에 우리사주조합이 지분을 되살 때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대해 칸서스 쪽에서는 “경영참여는 애초 양해각서에 포함된 내용”이라며 “서로 지혜를 모아 윈윈할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일단 메디슨이 완전 정상화될 때까지는 우리사주와 사모펀드의 공생이 유지될 전망이다. 내년 4월로 예정된 재상장 때 시장으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기 때문이다. 2003년 16억원 적자를 기록했던 메디슨은 2004년 45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벤처 연방제’를 표방하며 50여개 관계회사를 두는 문어발식 확장에 나섰다가 몰락을 겪은 메디슨은 회사에 남은 임직원들의 노력을 바탕으로 전공분야인 초음파 의료기기에 역량을 집중해 ‘부활’에 성공했다. 칸서스 쪽은 2005년초 메디슨에 투자를 시작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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