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니메일
국내 대표적 포털인 네이버는 강화된 책의 본문 검색 서비스를 다음달 시작할 요량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지난달부터 출판사를 상대로 설명회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일방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돼 다음달 검색 서비스 시작이 불투명한 실정입니다.
네이버는 본문 검색을 통해 책의 정보 가운데 8%만 맛배기로 제공하겠다고 합니다. 반면 출판계는 키워드 검색 등의 방법으로 책 전체 내용의 70%까지 훔쳐볼 수 있다는 반응입니다. 여기에 화면 저장 등을 통해 책 정보의 상당량이 인터넷 공간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이 여전하다고 우려합니다.
네이버는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휴대폰 등 새 디지털 기기에 책 내용을 유료로 전송하는 뉴미디어 서비스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내려받은 책 내용이 불법유통될 가능성도 있지만, 그에 대해서는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태도입니다. 저작권 문제는 출판사가 알아서 하라는 얘기지요. 네이버는 현재 검색어를 치면 책 내용 가운데 3쪽을 살펴볼 수 있는 초보적인 본문 검색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출판계도 본문 검색을 통해 고객들이 사전에 책에 대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유용하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그렇지만 정보 유출, 저작권 관리 등의 문제를 우려하는 것입니다. ‘웬만하면 책도 검색으로 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고, 자칫 출판시장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네이버는 인터넷을 이용해 본문 검색을 하게 되면 책의 판매가 늘어난다며 답답해 합니다. 출판사와 포털 사이트가 상생하려는 것이지 종속화의 의도는 없다는 것이죠. 그러나 포털의 엄청난 위력과 인터넷의 공짜심리로 볼 때, 네이버의 답답함보다는 출판사의 하소연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대한출판문화협회는 이번주에 각 출판사에 네이버와 단독 계약을 말리는 공문서를 보낼 예정입니다. 더디 가더라도 책 읽는 문화가 꽃필 수 있는 방향으로 얘기가 풀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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