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에 보고 요구
“도대체 외교통상부가 기자들 뒷조사나 하는 곳입니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1차 협상 마지막날인 10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의 기자단 숙소에 차려진 브리핑룸에서는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한국에서 출장온 문화방송의 한 기자가 외교통상부를 상대로 거세게 항의했다. 이 기자는 1차 협상이 끝나는 대로 칠레로 건너갈 계획이었는데, 며칠전 외교통상부의 한 공무원이 칠레에서 누구를 만나는지, 가이드는 누구인지를 물어왔다고 한다. 그는 “느낌이 이상해서 알려주지 않았는데, 10일 칠레에 있는 가이드한테 전화를 하니 칠레 주재 한국대사관이 전화를 걸어와 기자가 누구를 만나서 어떤 취재를 하는지 대사관에 일일이 보고하라고 요구했다고 하더라”고 주장했다. 그 기자는 “정부가 과거 5공 정권도 아니고, 아무리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에 목을 맨다고 이런 짓을 할 수 있느냐”고 항의했다. 외교통상부와 국정홍보처는 또 이번 1차협상 기간 중에 한인단체를 동원해서 협정에 반대하는 원정시위단에 우려를 나타내는 성명서를 발표하게 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한편 한-미 자유무역협정 저지 원정시위단 50여명은 큰 사고 없이 시위를 마치고 귀국했다. 원정시위단은 △징, 꽹과리, 북 등 사물놀이를 앞세운 행진 시위 △삼보일배 시위 △촛불 시위 △상복과 상여까지 동원한 모의장례 시위 등 미국인들에겐 생소한 다양한 방식의 시위를 통해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워싱턴/송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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