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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구로밸리’ 가보니 벤처의 봄 “아직은…”

등록 2005-02-23 18:34수정 2005-02-23 18:34

 3000여개의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구로디지털밸리 전경. 최근 정부의 벤처활성화대책과 코스닥 주가 상승에 힘입어 희망섞인 전망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정아 기자 <a href=mailto:leej@hani.co.kr>leej@hani.co.kr</a>
3000여개의 벤처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구로디지털밸리 전경. 최근 정부의 벤처활성화대책과 코스닥 주가 상승에 힘입어 희망섞인 전망들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 기업 3000여곳 밀집
‘구로밸리’ 가보니

서울지하철 2호선 ‘구로디지털단지’역을 나서면 깔끔한 정장 차림의 넥타이부대가 최신 고층 아파트형공장 건물로 총총히 걸음을 옮긴다. 곳곳에 대형 타워크레인이 늘어선 공사 현장이 펼쳐져 있고, 건물마다 ‘테크노’, ‘싸이언스’ ‘아이티(IT)’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일반 식당에 증시 전광판이 달려 있는 것도 낯선 풍경이다.

코스닥이 연초 대비 30% 이상 오르고 ‘제2의 벤처붐’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벤처기업 3000여개가 들어선 이른바 ‘구로밸리’가 활기를 찾고 있다. ‘구로밸리’는 옛 구로공단 자리에 들어선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60만평 부지가 30여개 아파트형공장으로 채워져 있다. 정보기술을 기반으로 한 벤처업체들이 각 건물 안 작은 사무실에서 꿈을 키워가는 공간이다.

지난 22일 이곳에서 만난 벤처기업인들은 “좀 나아졌냐”는 질문에 한결같이 “아직은”이라며 손사래를 쳤다. 지난해 말 정부가 벤처활성화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아직은 현장까지 온기가 전해지지는 않은 탓이다.

하지만 정책이 집행되고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기본적인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들의 표정은 어둡지 않았다.


벤처의 봄 ”정부 활성화 대책” · 코스닥 상승에 활기
“하반기엔 나아지겠죠” 금융젖줄 기대감
벤처캐피털 “기업 선별해 투자 늘릴 것”

지난해 초 창업한 개인용서버 업체 관계자는 “상반기만 어떻게든 굶고 버티면 하반기부터는 괜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벤처활성화대책이 나온 뒤 중소기업청과 정보통신부, 산업자원부에서 작은 규모나마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과제도 여럿 생겨나는 등 기회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번 은행관계자를 만났을 때 창업 이후 처음으로 ‘(대출을) 검토해 보겠다’는 말을 들었다”며, “그동안은 ‘놓고 가라’는 수준이었는데, ‘검토’라는 말이라도 들은 것이 그나마 바뀐 분위기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 벤처들이 ‘대박’을 꿈꿨다면, 2000년대 벤처의 목표는 ‘생존’이다. 한 보안장비업체 관계자는 “벤처기업을 일궈서 엄청난 큰 돈을 벌고 싶은 생각도 욕심도 없다”며, “안정적으로 자리잡아 좋은 기술 연구하고 직원들 제 때 월급주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했다. 회사 분위기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의료장비업체 관계자는 “지난 몇 년 동안 벤처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크게 나빠진 탓에 직원들이 많이 위축되어 있었는데, 요즘 들어 사기가 많이 오른 것을 느낀다”며, “비전을 갖고 열심히 하려는 분위기가 다시 만들어지는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벤처거품이 꺼지면서 침체기에 빠져있던 벤처캐피털들도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지난해까지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해 엔터테인먼트산업과 식당, 심지어 헬스클럽에까지 투자했지만, 올해는 벤처투자라는 본연의 역할을 찾겠다는 다짐이다.

최근 중소기업청이 한국벤처캐피털업체와 함께 발표한 2005년 투자전망을 보면, 창투사들의 벤처투자가 지난해 5639억원에서 올해 9830억원으로 7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케이티비네트워크는 올해 투자목표 1700억원 가운데 700억원을 벤처기업에 투자할 계획이고, 스틱아이티도 올해 900억원을 정보기술업체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케이티비네트워크 관계자는 “90년대가 아무 곳이나 돈을 뿌리고 수확을 기다리는 ‘그물론’이었다면, 이제는 될만한 기업을 정해 지원하는 ‘낚시론’으로 투자개념이 바뀌었다”며,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좋은 기업들을 발굴하면서 투자액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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