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한 노동인력 생산성 높고 품질도 최고”
쓰리엠 화성에 공장건설 등 한달새 투자 7건
바이오·엘시디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돼
쓰리엠 화성에 공장건설 등 한달새 투자 7건
바이오·엘시디 등 고부가가치 산업에 집중돼
다국적 기업 쓰리엠은 올해 초 공기여과 필터와 방진마스크 아시아 생산기지를 설립하기 위해 후보지 모색에 들어갔다. 유력한 곳은 중국과 싱가포르였다. 무엇보다 중국의 값싼 노동력은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심사숙고 끝에 한국을 선택했다. 생산원가 절감도 중요하지만 품질을 위해서는 고급 기술인력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특히 1990년에 세워진 나주공장의 탁월한 실적은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나주공장은 2004년부터 본사의 생산기술·물류·에너지 절감 상을 휩쓸다시피 하면서 쓰리엠의 대표적인 사업장으로 자리잡고 있다. “애초 중국과 싱가포르를 고려했지만 한국으로 결정했습니다. 한국 노동자들은 제조 기한을 잘 맞출 뿐만 아니라 고객들의 다양한 입맛에 맞는 고급 제품을 잘 생산하기로 정평이 나 있습니다.” 12일 경기도 화성에 1억4천만달러 규모의 생산공장 신축 계획을 발표한 한국쓰리엠의 관계자는 투자 결정의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한때 고임금과 경직된 노사관계 등을 이유로 중국 등으로 눈을 돌렸던 외국 기업들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외국 기업들의 대규모 제조업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중국에 눈독을 들이던 이들 외국계 기업이 한국으로 눈을 돌린 가장 큰 이유는 ‘품질’이다. 한국의 수준 높은 기술인력이 중국의 값싼 노동력보다 품질과 생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외국 기업의 공장 설립 투자는 최근 한달 동안 굵직한 것만 7건에 이른다. 5월17일 미국 바이오 기업 티슈진의 충북 오송 제약공장 투자(4천만달러)를 비롯해 유럽계 화학회사인 독일 데쿠의 울산 화학공장(5천만달러), 프랑스 로디아사 울산 전자용품공장(5천만달러) 등 액수로만 5억달러에 육박한다. 주로 바이오·화학과 엘시디 등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다. 외국인 직접투자 가운데 공장설립 투자는 2001년 9억4천만달러, 2002년 8억4천만달러, 2003년 5억5천만달러로 연간 10억달러를 넘지 못했으나 2004년 29억달러, 2005년 14억달러, 올해 1분기 3억달러 등으로 꾸준히 상승해 왔다. 따라서 최근의 외국인 투자는 폭발적 증가세라고 할 만하다. 한국쓰리엠의 이번 투자도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6천억원을 투자해 화성에 엘시디필름 공장 신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최근 3년간 한국 투자액을 매년 60~80% 가량 늘려 왔다.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당시 단일 외국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9천억원을 한국에 투자한 독일계 화학기업 바스프도 최근 추가 투자를 발표했다. 김종광 한국바스프 회장은 9일 전북 라이신 공장에 4800만달러를 투입해 설비를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권태경 한국바스프 홍보팀장은 “한국 인력이 워낙 우수하다 보니 본사에서도 한국에서 한다고 하면 일단 믿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국의 디스플레이 산업을 겨냥한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미쓰비시 그룹 산하 유화·수지 분야의 법인인 미쓰비시 레이온은 9일 산업자원부와 5300만달러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호남석유화학과 합작으로 충남 대산과 전남 여수에 설립하는 공장에서는 엘시디 원료를 생산하게 된다. 세계 4대 유리제조회사 중 하나인 일본의 아사히글라스도 지난달 경북 구미에 피디피용 유리 제조공장을 착공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 회사는 한국의 급성장하는 디스플레이산업을 높이 평가해 합작이 아닌 단독 투자 형태로 공장을 세우기로 해 눈길을 끌었다. 산업자원부의 관계자는 “최근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는 단기차익을 노린 인수합병(M&A) 형태보다 실질적인 생산설비 확장과 관련있는 이른바 ‘그린필드 투자’ 쪽으로 늘어나는 추세”라며 “특히 한국이 경쟁력을 갖춘 첨단 산업 클러스터 분야의 투자가 유망하다”고 말했다. ?6c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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