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자들 내일 세미나서 쓴소리 쏟아낼듯
“양극화 심화 불가피…사회안전망 재원 있나”
“양극화 심화 불가피…사회안전망 재원 있나”
15~16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국제경제학회 주최로 열리는 ‘개방화의 경제적 파장과 경제정책’ 세미나에서 경제학자들이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효과와 추진과정에 대해 잇달아 쓴소리를 할 예정이다.
윤석원 교수(중앙대 산업과학대 학장)는 13일 국제경제학회 세미나 때 발표할 ‘한-미 FTA: 무엇이 문제인가’ 발제문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 추진 과정을 볼 때 정부가 과연 부처간, 산업간, 국민계층간, 정파간, 지역간 갈등 등을 풀어갈 수 있는 능력과 정당성을 갖고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주장했다. 윤 교수는 “미국과 왜 자유무역협정을 해야 하는지, 시기는 적절한지 등에 대해 구성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정부는 그런데도 이를 들으려 하거나 설득하려하기보다는 ‘쇄국주의자’ 등으로 매도하거나 자유무역협정의 긍정적인 부분만 집중 홍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의 오만과 독선이 우리 사회를 갈등구조로 몰아가고 있다”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지금 추진해서는 안되며 좀더 검토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개방에 따른 대내외적 위험과 갈등의 조정방안’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구조조정 지원과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재원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장기적 기대효과를 실현하기 전에 단기적 갈등과 비용으로 좌초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월마트의 진입이 국내 대형할인점의 성공과 동네 수퍼·재래시장의 몰락을 동시에 가져온 것처럼 개방의 충격은 구조조정 대응 능력을 못갖춘 영세 제조업과 서비스업체에 집중될 것이며 단기적으로는 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원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의 지역주의 전략, 그 성공 조건’이라는 기조연설문을 통해 “한국은 최근에 (다자주의가 아닌) 지역주의에 편승했으나 상당히 서두르는 느낌을 주며 자유무역협정이 하나의 정책 수단이라고 한다면 이를 통해 이룩하려는 목표가 뭔지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구조조정 전망이 확실하지 않으면 자유무역협정 협상이 효율적으로 전개될 수 없으므로 산업구조조정 목표를 분명히 설정해 협정에 반영되도록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면서 “산업구조조정에서 가장 큰 비중을 둬야할 부분은 농업이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을 뒷받침할 농업정책이 준비되고 있는지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