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TV 1초, 위성 DMB 2~3초 늦어 서울 돈암동의 학원강사 이동륜(30·여)씨는 13일 열린 독일월드컵 한국과 토고전을 관람하다 색다른 경험을 했다. 후반전 이천수 선수가 동점골을 넣는 장면에서 그가 슛도 하기 전에 밖에서는 이미 ‘골~인’이라는 환호가 울렸다. 이유는 이씨가 컴퓨터와 연결된 지상파 멀티미디어방송(DMB)을 통해 경기를 시청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일산의 정아무개(45)씨도 같은 경험을 했다. 그는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텔레비전을 시청했다. 월드컵이 개막하면서 시청자들은 디지털텔레비전, 위성-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인터넷 방송 등 그동안 쏟아져나온 신개념 매체들이 방송 중계 시간에서 차이가 난다는 사실을 조금씩 확인하고 있다. 아날로그티브이는 실시간과 거의 차이가 없지만 디지털티브이는 1초 정도 늦다. 전송과정에서 0과 1로 구성된 디지털 신호를 읽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위성티브이나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은 디지털 신호가 위성을 거쳐서 전송되기 때문에 아날로그 방송보다 2~3초 가량 느리다.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사업자인 티유미디어의 양승원 대리는 “기존 방송에서 외국의 리포터와 통화할 때 입모양과 말소리가 차이나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의 경우 휴대전화로 보면 위성과 별 차이가 없지만 유에스비(USB) 방식으로 시청하면 3~5초 가량 차이가 난다. 가장 느린 것은 인터넷 방송이다. 월드컵 경기 개막 당시 지상파 방송사에서 서비스하던 인터넷 방송은 아날로그와 약 10~30초까지도 차이가 났다. 인터넷 방송의 경우 망을 통해 1 대 1로 접속하기 때문이다. 한국방송의 디엠비추진팀 김혁 피디는 “아날로그 방식과는 달리 디지털 방식이 화면 색상, 밝기 등이 암호화 돼 있어 내보내고 읽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수신기 기능과 방식에 따라 1~30초까지 늦게 시청자에게 전달된다”고 밝혔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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