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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빌 게이츠 사실상 은퇴, MS의 앞날은?

등록 2006-06-16 16:53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빌 게이츠(50) 회장이 15일 2008년 7월부터 일상적인 회사업무에서 손을 떼고 자선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것은 업계에선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2000년 9월 자신의 대학 친구인 스티브 발머에게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넘겨주면서부터 게이츠가 가까운 시일내 은퇴할 것이란 말이 MS사에서 줄곧 나돌았고, 투자자나 고객들이 충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2년간의 과도기를 두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다만, '은퇴' 선언의 시기가 문제였을 뿐이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은 16일 전했다.

◇ 은퇴 선언 배경과 전망

은퇴선언 배경은 게이츠 회장이 "(일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 "부(富)를 사회에 되돌려줄 큰 책임이 있고 또 최선의 방식으로 돌려줘야 한다고 믿는다"고 밝힌 데서 드러난다.

1975년 회사를 차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회사를 만들어 세계 최고 갑부로 등극한 그의 은퇴는 회사 창립후 31년만에 이뤄진 셈이다.

물론 2008년 이후에도 회장직을 유지하고 핵심 개발 프로젝트에 대한 자문역할은 계속하겠다고 밝힌 만큼 '완전' 은퇴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 선언은 사실상 은퇴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 이젠 일의 무게 중심을 MS에서 자금규모 291억달러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쪽으로 옮기겠다는 것을 뜻한다.


자신과 아내 이름을 따서 2000년에 만든 이 재단을 통해 게이츠는 에이즈와 말라리아 등 인류 다수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질병들의 치료책 개발 등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는 어머니가 자선사업을 벌이는 것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으며, 자선사업이말로 "진짜 일"로 여겨왔고 나이가 들면 자선사업에 주력하겠다고 밝혀왔다고 그의 지인들은 전했다.

물론 향후 2년간은 자신이 갖고 있는 회사 비전과 소프트웨어 개발 노하우 등을 후임자들에게 전파하는 데도 시간을 할애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MS의 얼굴 역할을 해온 그의 은퇴가 더 좋은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을 열어놓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게이츠가 그동안 회장겸 최고소프트웨어 책임자를 맡아왔는데 최고경영자(CEO)를 맡은 스티브 발머가 최고소프트웨어 책임자로부터 보고를 받아야하는 입장에서 보고를 하는 MS만의 '이상한 분업'이 종지부를 찍게돼 오히려 일상업무를 더 강화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MS사에 합류한 레이 오지는 소프트 업계에선 존경받고 있는 인물로, 게이츠가 맡아온 최고소프트웨어 책임자의 바통을 이날 바로 이어받았다. 그는 게이츠의 '진수'를 전수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지는 이렇게 함으로써 MS 운영체제의 라이벌격인 리눅스나 애플 운영체제 매킨토시의 공세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고객들에게 MS사의 '영속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또 MS사의 많은 모바일 컴퓨팅 솔루션 개발을 책임져온 크레이거 먼디도 게이츠로부터 최고연구전략책임자 자리를 인계받아, 향후 2년간 착실히 수업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MS사가 극복해야 할 문제도 많다.

우선 리눅스는 점차 세력을 확대하고 있고, 구글도 온-디맨드 시장에선 MS사 보다 최소 2단계 앞선 자리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또한 애플도 전세계 음악 및 비디오 플레이어 시장에서 성공함으로써 MS사의 마스터 플랜을 망쳐놓은 상태다.

이러한 도전에 대한 해답은 게이츠가 이미 갖고 있다.

그는 "우리 회사 역사상 문제가 없던 때가 없다"고 누차 밝혀왔듯, MS사는 계속 경쟁사들과 각종 도전과 맞부딪혀야 한다는 게 '해답'이다.

게이츠는 향후 2년간 자신이 이들 도전에 대한 대부분의 해답을 내놓을 수 있길 희망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천재에서 세계 최고 거부로

게이츠는 1955년 10월28일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변호사였던 아버지 윌리엄 H. 게이츠 2세와 교사출신으로 이제는 작고한 어머니 매리 게이츠 사이에서 태어났다.

공립초등학교를 마친 뒤 사립 '레이크사이드 스쿨'에 들어가 13세때 자신이 소프트웨어에 관심이 있음을 알게 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시작했다.

1973년에 하버드대에 입학한 뒤에는 최초의 소형컴퓨터인 MITS 앨트에어판 베이식(BASIC)을 개발했다. 이어 대학 3학년때 학업을 그만둔 뒤 1975년 어린시절 친구인 폴 앨런과 함께 MS를 창립했다.

퍼스널 컴퓨터에 대한 그의 통찰력과 비전은 이후 MS와 소프트웨어 산업의 성장에 핵심이 됐으며, 1986년에 회사를 상장시킨 그는 2000년까지 회장겸 CEO를 맡았다.

2000년엔 대학 친구인 발머에게 CEO자리를 넘기면서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만들어 자선활동쪽에 눈을 돌렸다.

이후 6년간 MS사의 회장 겸 최고소프트웨어 책임자 등을 맡아 소프트웨어 개발에 전념해왔다.

특히 1995년 8월 '윈도95'를 출시, PC 운영체제에 획기적 전환을 가져 왔으며, 이는 발매 4일만에 전세계적으로 100만개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저술활동을 통해서도 이름을 떨쳤다. 1995년 발간한 '미래로 가는 길(The RoadAhead)'는 7주간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1위에 이름을 올렸다. 1999년에 내놓은 '빌게이츠@생각의 속도(Business @ the Speed of Thought)'는 25개 언어로 번역돼 60여개국에서 선보였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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