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컨소시엄이 22일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지난해 12월 인수의향서 접수 이후 장장 6개월 간의 레이스가 일단락됐다.
당초 지난 20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매각심사소위 및 본회의에서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될 예정이었으나 매각심사소위 심의시간 부족을 이유로 일정이 연기되고 22일 본회의도 사전 논의때문에 2시간 가량 지연 개회하는 등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불허의 상황이 이어졌다.
각종 특혜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제기될 정도로 관심이 높다보니 그 어느 인수ㆍ합병(M&A)보다도 말이 많았던 인수전으로 기록되게 됐다.
◇ 재심의에 재상정..긴박했던 이틀 = 20일 오전 공자위 매각심사소위가 열리기 1시간전 심사위원에게 입찰서류가 전달됐다.
그러나 대우건설 매각규모가 크고 입찰서류도 방대하다 보니 예정된 회의 시간을 넘겨 3시간 가량 심의가 진행됐음에도 검토는 마무리되지 않았다.
5개 입찰참여 컨소시엄이 제출한 방대한 서류를 3시간만에 꼼꼼히 검토하는 것은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평가다.
공자위 관계자는 "대우건설 매각의 중대성이 높아 보안유지를 위해 심의안건을 현장에서 바로 배포하고 즉석안건으로 상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결국 충분한 심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본회의에 안건이 상정됐고 본회의는 '매각소위의 충분한 심의'를 요청하며 의결을 보류했다.
재심의 과정에서 기존 평가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가능성까지 조심스럽게 제기되면서 각 컨소시엄은 공자위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음날 재개된 매각소위에서도 기존 평가결과는 변동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지면서 공자위가 최근 대외적인 상황을 감안해서 의결을 연기한 것이 아니었냐는 의혹도 흘러나왔다.
매각소위 관계자는 "기존 평가순위에 대한 별다른 이의는 없었다"며 "입찰서류를 충분히 검토하기 위한 시간이 좀더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결국 공자위 본회의 결과, 예상대로 금호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프라임그룹이 예비협상대상자로 각각 선정되면서 비로소 기나긴 인수전이 막을 내리게 됐다.
◇ 아직도 끝나지 않은 논란 = 치열했던 인수전은 마무리됐지만 앞으로 진행될 확인실사와 본협상 과정 역시 그리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기준 변경과 인수가격 유출 등을 두고 특혜설이 끊임없이 제기됐고 그로 인한 후유증이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매각을 주관한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이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결과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근까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힌 것도 이런 잡음들을 최대한 줄여보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달말 양해각서(MOU) 체결에 이어 다음달 한달간 진행될 우선협상대상자의 확인실사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대우건설 우리사주조합이 참여하고 있는 프라임그룹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측이 금호그룹의 실사에 강력 반발하고 나설 가능성이 적지않기 때문이다.
또 6조원을 초과하는 막대한 인수가격을 최종 조율하는 본협상 과정에서도 채권단과 금호그룹간 치열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결국 오는 9월 매매대금 수령과 주식교부를 통한 매각완료까지 당분간 잡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서 기자 ju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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