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개성공단 외국기업 투자설명회에 참가한 외국기업 관계자들이 공단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설명회를 마친 뒤 참석자들은 개성공단을 방문해 생산현장을 둘러봤다. 사진공동취재단
저임금·넓은 부지 욕심
통행·통관 막힐까 불안
통행·통관 막힐까 불안
미사일 문제로 북한과 미국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대규모 외국기업 방문단이 22일 개성공단을 찾았다. 한국무역투자공사(코트라)와 현대아산이 주최한 이날 ‘주한 외국기업 대상 개성공단 투자설명회’에는 필립스전자·보팍터미날·허치슨·오웬스코닝 등 외국기업 최고경영자 11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행사는 방문단 모집 광고가 나간 지 이틀 만에 신청자가 목표를 초과하는 등 초반부터 큰 관심을 모았다.
현장을 방문한 외국 기업인들은 대체로 기대와 우려를 함께 표시했다. 이들은 저임금 숙련공 확보가 쉽고 공단 터가 대규모로 조성됐다는 점에서 사업성을 높게 평가했다. 또 인프라가 잘 갖춰지면 거대한 공업단지로 발전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장기적으로 투자를 검토할 만하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의 부동산 투자회사 도란캐피탈의 존 에스 보인튼 부사장은 “아침에만 해도 별 것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100만평 공단 터를 보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일본 자동차 부품업체 파이오렉스의 가토 도시카즈 사장은 “플라스틱 사출을 이용해 자동차 부품을 만들고 있는데 개성 쪽 인력이 욕심난다. 장기적으로 투자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식품회사 퍼스트프루츠의 리처드 빅스 대표는 “개성에서 사업을 한다 해도 미사일 문제 같은 게 터지면 통행과 통관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아 불안하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도시카즈 사장도 “영업과 마케팅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외국 기업인들은 개성공단 개발의 청사진을 그렸던 미국계 컨설팅회사 맥클리어 관계자로부터 투자환경에 대한 브리핑을 받고, 터닦기 공사를 완전히 마친 1단계 터 100만평의 전경을 둘러봤다. 이어 의류업체 신원과 시계업체 로만손 공장을 방문했다. 신원에벤에셀 관계자는 “원피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던 북한 노동자들이 이젠 남한 기술자에 뒤지지 않을 만큼 꼼꼼하고 빠르게 작업한다”고 말했다.
코트라와 현대아산은 개성공단 안 4만평 규모의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에 발맞춰 연말까지 외국기업 3~4개 회사를 유치할 계획이다. 코트라 관계자는 “외국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 긍정적”이라며 “글로벌 기업이 들어온다면 세계적인 공단으로 뻗어나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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