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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국내 축구용품 브랜드, 월드컵 잔치는 없었다

등록 2006-06-29 13:53수정 2006-06-29 15:44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스포츠용품 복합 매장에서 직원들이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와 축구화를 정리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A href="mailto:root2@hani.co.kr">root2@hani.co.kr</A>
28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스포츠용품 복합 매장에서 직원들이 월드컵 공인구 팀가이스트와 축구화를 정리하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아디다스 등 외국브랜드 스타 마케팅 업고 매출 ‘쑥’
중저가 제품까지 쏟아내…국내브랜드 입지 더 좁아져

월드컵 잔칫상을 받아 먹은 국내 축구용품 업체는 없었다. 중저가 브랜드의 국내 축구용품 업체들은 월드컵 열기에도 불구하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8일 축구용품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5~6월 아디다스, 나이키 등 외국 유명 브랜드 업체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국제축구연맹(FIFA) 공인구나 국가대표 유니폼을 앞세워 폭발적 매출 증가를 보였다. 반면 키카, 프로스펙스, 낫소 등 국내 브랜드들은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은 고급 제품과 유사한 중저가 ‘테이크다운’ 제품을 대거 내놓으면서 그나마 중소기업의 영역으로 남아있던 중저가 시장의 안방까지 밀고들어왔다.

국내외 20여개 브랜드의 축구용품을 대리점들에 판매하는 전문 유통업체 싸카스포츠의 오경석 차장은 “월드컵 대목인 올해 초부터 6월말까지 매출이 지난해보다 25% 증가했다”며 “그러나 글로벌 브랜드 업체들의 매출이 30% 가량 늘어난 반면 국내 업체들은 오히려 10% 줄었다”고 말했다. 축구용품 전문 유통업체 카포도 월드컵 덕분에 올들어 매출이 20% 증가했지만 국내 업체들의 판매량은 늘지 않았다. 매출 증가의 대부분은 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몫으로 돌아갔다.

월드컵 특수를 글로벌 유명 브랜드들이 독식한 것은 언론보도와 중계방송 등을 통해 이들 업체의 제품이 집중적으로 주목을 받은 결과다. 지난달 나이키의 축구화 매출은 박지성과 호나우디뉴가 착용하는 ‘티엠포’ 등 3개 모델을 중심으로 30% 가량 증가했다. 나이키는 또 한국 국가대표팀의 공식 유니폼 납품업체로 판매를 독점하고 있다. 아디다스는 공인구인 ‘팀가이스트’가 널리 알려지면서 축구공 매출이 크게 늘었고 베컴, 지단, 김남일, 최진철 등 스타들을 내세운 축구화 마케팅으로 톡톡히 효과를 봤다.

더욱이 2002년부터 유명 브랜드들이 ‘테이크다운’ 제품군을 쏟아내면서 중저가 국내 브랜드의 입지는 더욱 축소되기 시작했다. 이들 제품은 선수들이 신은 것과 동일한 디자인이지만 재질을 달리해 가격을 낮춘 것이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원본’ 제품들을 20만원대 중반에 팔고 있지만 이와 별도로 5만원대에서 10만원대 후반까지 중저가의 테이크다운 제품들이 매장에 대거 깔아놨다. 팀가이스트의 경우 원래 15만원 안팎이지만 매장에서는 모양이 똑같은 3만5천원짜리 ‘팀가이스트 레플리카’가 인기를 끌고 있다.

프로스펙스의 한 관계자는 “6만원 미만의 보급형, 10만원 안팎의 중저가형, 20만원대의 고급형으로 나뉘어있던 축구화 시장의 영역 구분이 테이크다운 제품들 때문에 깨졌다”면서 “국내 기업들이 그나마 싼 값으로라도 물건을 팔기 힘들어졌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보급형 축구화 시장을 주도하는 키카쪽 관계자는 “월드컵과 우리 매출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면서 “날씨가 선선해지는 9월이나 돼야 판매가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축구용품 시장은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점유율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대한스포츠용구공업협동조합의 홍광표 부장은 “한정된 시장에서 글로벌 브랜드의 공세가 커지니 국내 업체들의 파이가 작아진 것”이라며 “뚜렷한 출구를 찾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임주환 기자 eyeli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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