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성건설 등 자금이탈 우려
정부가 말레이시아 라부안을 조세회피지역(Tax Haven)으로 지정함에 따라 이 지역 자금이 유입된 종목들에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가 7월부터 국내에 투자한 라부안 자본에 대해 과세키로 함에 따라 자금 이탈에 따른 관련 종목들의 주가 압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29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5월 말 현재 말레이시아 국적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의 시가총액은 유가증권시장 2조3천381억원, 코스닥시장 2천193억원 등으로 총 2조5천574억원으로 집계됐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외국인 전체 보유 시가총액(240조4천115억원)의 0.97%, 시장 전체 시가총액(642조4천236억원)의 0.3%에 불과하며 거래비중도 전체의 0.7%로 미미한 수준이다.
또 증권선물거래소가 5% 이상 대량 지분(신주인수권부사채.전환사채 포함) 변동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재 말레이지아 라부안 국적의 펀드들이 5% 이상 보유한 종목들은 유가증권시장 3개, 코스닥시장 10개 등 총 13개로 집계됐다.
라부안 국적의 펀드인 아이비캐피탈과 알피지엘리미티드는 각각 일성건설[013360](72.78%)과 브릿지증권[001290](15.70%) 주식을 경영 참여 목적으로 보유중이며 그레이트케미칼리미티디는 동양제철화학[010060](11.07%, 보통주 기준 4.97%) 주식을 단순 투자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라부안 소재 큰손들이 니트젠테크[023430] 지분을 57.85% 확보하고 있는 것을 비롯해 리드코프[012700](41.80%), 자이링크[020070](39%), 하나로텔레콤[033630](40.32%) 등을 경영 참여 목적으로 갖고 있다.
또 아큐텍반도체[013780](25.60%), 좋은사람들(5.44%), 탑엔지니어링[065130](8.83%), 파라다이스[034230](6.09%), 피에스케이[031980](8.72%) 등도 단순 투자 목적으로 투자한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말레이시아 국적 투자자들의 거래비중도 전체의 0.7%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세를 우려해 이곳 자금이 일부 이탈하더라도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증권업계 관계자는 "관련 종목들이 일시적인 자금이탈에 따른 수급악화에 시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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