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현장] 짝퉁의 마지막 밤 “나이키 신발 20위안(2400원)”

등록 2006-06-30 16:46수정 2006-06-30 18:52

중국 상양시장
중국 상양시장
30일 낮 세계 최대 ‘짝퉁’시장으로 유명한 상하이 상양시장은 막바지 흥정에 북새통이다. 나이키 상표를 붙인 신발은 흥정끝에 20위안(2400원)에도 팔린다. 아버크롬비앤피치 셔츠를 판매하는 상인은 “공장에서 빼낸 정품”이라며 “다시는 이런 물건을 이 값에 못산다”고 목청을 높인다.

실제로 상양시장에서 구찌 손가방과 몽블랑 볼펜, 캘러웨이 골프채를 정가의 1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사는 것도 이날이 마지막이다. 중국 정부가 점포 1천여곳, 주말이면 10만여명이 찾아 상하이의 관광 명소로 자리잡은 이곳을 9년6개월만에 철거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의 통계발표에 의하더라도 상품의 80%가량이 모조품인 상양시장은 그동안 그 규모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경제 도시로 성장한 상하이 도심 한복판에 있다는 상징성으로 국제적인 관심을 끌어왔다.

함께한 중국 친구는“고객들은 주로 명품 브랜드를 좋아하는 한국이나 일본, 서양쪽의 관광객들이 대부분”이라며 “중국 사람들이 사기엔 물건값이 좀 비싸다”고 시장의 분위기를 설명한다.

외국인들이 주 고객인 상양시장이 문을 닫는 이유가 외국 정부의 압력이라는 점은 아이러니컬하다. 유럽과 미국 등은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한 뒤 중국의 미비한 지적재산권 보호 문제를 끊임없이 지적해왔다.

이는 중국 정부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상하이엑스포를 계기로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중국에게 ‘짝퉁 천국’이라는 이미지 쇄신이 가장 큰 과제로 부상한 것이다.

중국 상양시장
중국 상양시장
실제로 중국 중앙 정부의 지적재산권 보호 의지는 말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 상하이창의산업중심 허쩡창 비서장의 이야기다. 그는 “정부는 지적재산권 관련 국제기구를 결성하고 지적재산권 특화 클러스터를 만들며 모방국가의 이미지를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막상 시장에 가면 여전히 짝퉁을 쉽게 구할 수 있지 않냐는 지적에 허 비서장은 “문제는 지방정부 차원으로만 내려가도 세수 감소를 우려해 단속에 소극적”이라며 “소비자들 수준이 올라갈수록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양시장의 폐쇄 이유도 복합적이다. 상하이 부동산 가격이 99년 이후 세배나 뛰면서 짝퉁 시장이 차지하고 있기엔 너무 비싼 곳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 상양시장이 고급 상업용 복합단지로 개발될 전망이라며 “이렇게 하는 것이 시장을 유지하는 것보다 돈이 된다”고 전했다.

실제로 상양시장에서 만난 상인들 대부분은 도시 내 푸둥, 진후이루, 룽화사 등 다른 지역으로 옮겨 장사를 계속할 것이라며 명함을 건넸다. 중국의 “짝퉁과의 전쟁”은 그만큼 갈길이 멀어 보였다.

상하이/글 서수민 기자, 사진 아시아디자인연구소 김경봉 연구원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