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관련 사퇴압력 거세
이 사장 "공사 업무 차질 때문에 사의..검찰 수사와는 무관"
이 사장 "공사 업무 차질 때문에 사의..검찰 수사와는 무관"
11일 이강원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돌연 사의를 밝힌 것은 외환은행 헐값매각 논란을 둘러싸고 정치권.정부 등 내외부에서 쏟아지는 압력을 더 이상 견뎌내지 못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 최근 KIC 및 외환은행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실시된 데다 수사대상도 이달용 전 외환은행 부행장, 박제용 KIC 경영관리본부장 등 측근 인사들로 좁혀지면서 더이상 사장으로서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 조여오는 검찰 수사 = 론스타의 외환은행 헐값매입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전날 외환은행 재직 당시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박제용 한국투자공사 경영관리본부장(상무)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결국 영장은 기각됐지만 검찰의 의지와 수사 진척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이다.
박 상무는 특히 2003년 외환은행 매각 당시 이강원 행장의 비서실장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외환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 전망치 축소 의혹, 론스타와 외환은행 경영진 간의 이면거래 여부, 경제부처 고위인사들의 외압 의혹 등과 관련해 이강원 당시 행장의 행적과 비화를 가장 잘 아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검찰은 앞서 외환은행과 한국투자공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당시 재정경제부 실무자와 외환은행 전직 임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 높아지는 사퇴압력 = 최근 KIC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집중적인 퇴진 압력을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입을 모아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사장에게 국가기관의 장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당시 자리가 KIC 업무보고 자리임을 몇차례 환기시켰지만 재경위 위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사퇴를 종용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덕수 부총리도 "정부 역시 KIC사장이 자발적으로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동감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의견을 KIC사장에게 전달해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정부 차원에서도 이 사장의 자진 사퇴를 설득했을 것으로 보인다. ◇ "KIC 업무차질 때문에 사퇴" = 이날 이 사장은 이같은 세간의 예측에 대해 일부는 시인하고 일부는 부인했다. 이 사장은 "사의 표명은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다만 수사 과정에서 KIC의 업무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신념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은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며 "검찰 수사 등이 KIC 사장으로서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물러나겠다"고 말했었다. KIC 관계자는 "이강원 사장은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에 이어 사의를 표명하면 발표 내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수 있어 고민했다"면서 "이번 사퇴표명은 외환은행 매각 문제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 (서울=연합뉴스)
검찰은 앞서 외환은행과 한국투자공사를 압수수색한 데 이어 당시 재정경제부 실무자와 외환은행 전직 임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등 수사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다. ◇ 높아지는 사퇴압력 = 최근 KIC의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은 좀 심하다 싶을 정도로 집중적인 퇴진 압력을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입을 모아 2003년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 사장에게 국가기관의 장을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장은 당시 자리가 KIC 업무보고 자리임을 몇차례 환기시켰지만 재경위 위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사퇴를 종용했다. 비슷한 시기에 한덕수 부총리도 "정부 역시 KIC사장이 자발적으로 물러나야 하지 않느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동감하고 있다"면서 "정부의 의견을 KIC사장에게 전달해 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즉 정부 차원에서도 이 사장의 자진 사퇴를 설득했을 것으로 보인다. ◇ "KIC 업무차질 때문에 사퇴" = 이날 이 사장은 이같은 세간의 예측에 대해 일부는 시인하고 일부는 부인했다. 이 사장은 "사의 표명은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다만 수사 과정에서 KIC의 업무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된다는 신념으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국회업무보고에서 이 사장은 "자리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며 "검찰 수사 등이 KIC 사장으로서 업무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판단하면 물러나겠다"고 말했었다. KIC 관계자는 "이강원 사장은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에 관한 감사원의 감사결과 발표에 이어 사의를 표명하면 발표 내용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춰질수 있어 고민했다"면서 "이번 사퇴표명은 외환은행 매각 문제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주 기자 speed@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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