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안팎으로 '글로벌' 날갯짓에 분주하다.
SK그룹은 최근 국내에서 유학중인 외국인 대학생 200여명을 인턴으로 뽑아 SK㈜, SK텔레콤, SK네트웍스 등 주요 관계사 12곳에 투입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최태원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이 올해 경영방향을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제고'로 설정한 데 따른 후속 조치 가운데 하나라는 게 그룹측 전언이다.
그룹은 이번 인턴 선발에서 현재 사업을 진행중이거나 앞으로 가능성이 높은 미국, 일본, 중국, 인도, 쿠웨이트, 베트남 출신을 우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턴 프로그램은 내달까지 에너지.화학, 통신.정보기술(IT), 무역.서비스 등 3개 사업군으로 나눠 각 계열사 마케팅, 경영지원, 연구개발 등 기업활동 전반을 챙겨볼 수 있도록 했을뿐 아니라 패기훈련 등 SK 특유의 문화도 체험토록 짜여졌다.
그룹 관계자는 "외국 우수 인재들이 한국의 살아있는 비즈니스 문화와 경영실무를 배울 수 있는 기회"라며 "향후 학생들이 자국으로 돌아간 후에도 SK와 한국에 대해 긍정적 이미지를 갖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그룹은 지난 2월 중국 베이징(北京)대, 칭화(淸華)대 등 명문대 석사 이상 출신이 다수 포함된 20여명의 중국 인재를 뽑아 현재 각 계열사에 근무토록 하고 있으며, 향후 적절한 시점에 이들을 중국 현지에 파견할 계획이다.
그룹은 특히 미국, 일본, 중국, 인도, 쿠웨이트, 베트남 등 자체 선정한 6대 전략거점 국가들의 경우 해당국에 정통한 현지인을 국내 신입사원 선발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뽑은 뒤 교육시켜 해당국 현업 부서에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진출 국가에서 현지인 맨파워 중심으로 운영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SK가 그리는 중.장기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화와 연계된 SK 각 계열사 임직원의 외국어 학습 열기와, 이를 뒷받침하는 회사측의 지원방식도 적지않게 파격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SK㈜ 임원급의 경우 연간 학습 지원금이 1천만원에 이른다고 한다. 본인만 원한다면 이 금액 범위내에서 원어민 맨투맨 외국어 교습 등 각종 '배움의 혜택'을 누릴수 있다고 한 관계자는 귀띔했다.
온.오프라인 외국어 학원과 연계해 새벽, 저녁 가릴 것없이 수십여개 강좌가 제공되고 있을뿐 아니라 영어, 중국어는 물론이고 계열사의 사업 영역에 따라 아랍어(SK㈜), 베트남어(SK텔레콤) 등 강좌 대상 언어도 다양한 편이다.
SK텔레콤의 한 직원은 "시간 할애가 어려운 직원들의 경우 매일 핸드폰 10분 외국어 대화 프로그램으로 학습한다"며 "예컨대 영어 강사가 모 영자신문 사설을 미리 제공하고 읽어보도록 한 뒤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어 그 사설에 대한 의견을 묻는 식인데 하다보면 답답할 때가 있지만 도움이 많이 된다"고 소개했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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