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의 허동수 회장. 자료사진
허 회장, 에쓰-오일 30주년 잔치 직접 참석
13일 저녁 그랜드하얏트호텔 대연회장에서 열린 에쓰-오일 창립 30주년 기념리셉션에서는 업계 리더간의 '우정'을 보여주는 색다른 장면이 연출돼 눈길을 끌었다.
에쓰-오일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GS칼텍스의 허동수 회장이 직접 행사장을 찾아 내내 헤드테이블에 자리한 채 에쓰-오일 30주년 잔치를 축하해 준 것.
당초 GS칼텍스 명영식 사장이 하객으로 참석할 것이라는 일부 관측과 달리 허 회장이 직접 나선 것은 김선동 에쓰-오일 회장과의 오랜 친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허 회장은 호적상으로는 1943년생이지만 실제로는 42년생으로, 김 회장(64세)과 나이가 같다. 또 허, 김 회장은 각각 연세대와 서울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뒤 70년대 초.중반부터 정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에너지통'들로 '닮은꼴'이다.
허 회장은 특히 오너이자 사실상 전문경영인으로서 2002년부터 회장직을 맡아 왕성한 대외행보를 보이고 있고, 김 회장 역시 2000년부터 회장에 올라 전문경영인으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으며 최근들어서는 사미르 A.투바이엡 CEO에게 일상 경영을 맡긴 채 이사회 의장으로서 역할하고 있다.
정유업계의 '양대 산맥'이라고도 불리는 두 사람은 이처럼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서로 친구처럼 편하게 대화하면서 교감하는' 사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허 회장은 실제 이날 일부 기자들과 만나 에쓰-오일과의 경쟁에도 불구하고 직접 참석한 배경을 묻는 질문에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협조할 것은 또 협조하는 것"이라며 에쓰-오일의 서른돌 생일 잔치를 진심으로 축하한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날 SK㈜, 현대오일뱅크 등 여타 경쟁사들은 화환 등으로 에쓰-오일 잔치를 축하했다.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선동 에쓰-오일 회장. 연합
고형규 기자 uni@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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