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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불타는 유가, 100달러 초읽기”

등록 2006-07-17 18:56수정 2006-07-17 22:18

중국발 수급 불안에 ‘중동 분쟁’등 악재
여유생산능력 겨우 100만 배럴 ‘살얼음판’
다시 다가온 오일쇼크 ①

지난 5월 골드만삭스가 국제유가 100달러 전망을 내놨을 때 그것이 현실화할 것으로 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불과 두 달이 지난 지금 중동 화약고에 다시 불이 붙으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고 있다. 여기에 주요국들이 에너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나서 국제 원유시장은 요동을 치고 있다. 초고유가 시대를 맞아 국제 원유시장의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네차례에 걸쳐 점검한다.

중동 정세가 불안에 휩싸이면서 국제 원유가격(서부텍사스 중질유 기준)이 1배럴(158.9리터)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지난주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 이후 에너지 관련 기관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90달러, 100달러를 점치는 예측들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의 신용평가기관 에스앤피(S&P)는 16일 “이란이 원유수출을 중단한다면 국제 유가는 90달러, 호르무즈해협이 봉쇄된다면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경제전문 채널 <시엔엔 머니>도 이날 프리처드 캐피털 파트너스의 에너지 담당 애널리스트 닐 딩먼의 전망을 인용해 “앞으로 몇 달 동안 원유가격은 배럴당 80~85달러에 머물 것”이라며 “상황이 악화되면 90~1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제전문 통신 <블룸버그>는 지난주말 전문가 34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20명(59%)이 추가 상승을 예측했다고 보도했다.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가격 100달러는 수치상의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1980년 제2차 오일쇼크 때의 최고가(99.83달러)를 의미한다. 당시 원유가격을 2006년 미국 물가 수준에 맞춰 환산했을 때 나오는 가격이다. 이미 세계는 제2차 오일쇼크에 준하는 격랑 속으로 접어들고 있다.

유가 급등의 일차적 원인은 중동 정세 불안정이다. 레바논의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분쟁에 휩쓸려들 수도 있다. 허리케인 철이 다가오는 것도 중요한 변수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5월 “허리케인이 지난해 카트리나처럼 미국 정유시설을 강타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의 중동 사태를 감안하지 않은 분석이다.

더 큰 문제는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은 에너지를 용가리처럼 먹어치우면서 아프리카·러시아·중앙아시아 등의 유전을 닥치는 대로 사들여 에너지 확보 전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2030년 중국의 석유 소비가 2003년의 2.7배에 이를 것이란 추산을 내놓았다. 1, 2차 오일쇼크가 외적인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공급 차질이었던 데 비해 지금은 구조적인 수급 불균형이 바탕에 깔려 있다. 현재 세계 원유시장의 여유 생산능력은 하루 300만~400만배럴이었던 평상시보다 훨씬 적은 하루 100만배럴에 불과하다. 작은 충격이나 공급 불안에도 가격이 급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심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오일쇼크 때와 지금은 구조적으로 다르다. 여유 생산능력이 극히 부족한데다 중동 등 지정학적 불안요인이 겹쳐 있다. 이런 불안 요인이 현실화될 때 100달러를 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정남기 하어영 기자 jnam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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