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허비 책임싸고 정통부와 논란
엘지쪽 “1.8기가헤르쯔서 사업 재추진”…케이티 반발
엘지쪽 “1.8기가헤르쯔서 사업 재추진”…케이티 반발
정보통신부가 엘지텔레콤의 아이엠티2000 사업권을 취소하기로 함에 따라 동기식 아이엠티2000 사업이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정보통신부가 기존 1.8기가헤르츠 대역에서 3세대 서비스를 추진하려는 엘지텔레콤의 방향 선회를 허용할 뜻을 밝혀 다른 사업자들이 반발하고 있다. 노준형 정통부 장관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엘지텔레콤의 동기식 아이엠티2000 사업허가를 취소하기로 했다”며 “다음주 전파정책심의위원회와 당사자 청문을 거쳐 사업권 취소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업권 취소에 따라 남용 엘지텔레콤 사장도 퇴직하게 된다”고 말했다. 노 장관은 엘지텔레콤이 ‘리비전에이’ 기술을 적용해 기존 1.8기가헤르츠 대역에서 3세대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반대할 이유는 없다”며 “다른 사업자도 신청한다면 마찬가지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권 취소 책임 논란=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는 14일 ‘동기식 아이엠티2000 사업허가를 취소하되 남용 사장이 계속 아이티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고 권고했지만 노 장관은 ‘법대로’ 결론을 내렸다. 엘지텔레콤은 2002년 동기식 사업권을 받는 과정에서 한국이 주도하는 동기식 기술(CDMA)을 살려가려던 정통부의 의지가 개입됐다는 점을 들어 사업 실패의 책임을 놓고 정통부와 대립하고 있다. 엘지텔레콤은 “퀄컴이 관련 칩 개발을 포기한 상황 등을 고려하지 않고 사업권 취소 결론을 내린 것이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시장 상황의 변화로 사업을 철수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시간만 허비했던 책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기존 주파수 대역 3세대 추진 논란=아이엠티2000 사업의 일정표에 따라 2기가헤르츠 대역에서 3세대 서비스를 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케이티에프는 엘지텔레콤이 기존 1.8기가헤르츠 대역에서 3세대 서비스를 하겠다고 하자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케이티에프는 “비동기식 아이엠티2000 사업자들은 사업성이 불투명한데도 각각 1조3천억원의 주파수 할당 대가를 부담하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전국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케이티에프가 경계하는 대상은 정작 에스케이텔레콤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이 엘지텔레콤과의 형평성을 들고 나와 투자 대비 효율이 높은 800메가헤르츠에서 3세대 서비스를 추진할 경우 현재의 황금주파수를 계속 독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스케이텔레콤은 “2기가헤르츠 대역의 주파수 할당 대가를 6500억원이나 냈고, 올해 말까지 1조7천억 가량의 투자를 하는 만큼 800메가헤르츠 대역에서의 3세대 추진을 검토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엘지텔레콤의 3세대 추진은 형평성과 경쟁사들의 반발이라는 고비에 다시 한번 부닥칠 전망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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