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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장하성 교수 “기업 경영권 세습 당연시해서는 안돼”

등록 2006-07-20 10:13

장하성 고려대 교수. 자료사진
장하성 고려대 교수. 자료사진
장하성 고려대학교 교수는 기업 경영권이 시장경쟁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으며 이때문에 경영권의 상속과 증여를 당연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20일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린 '최고경영자대학'에서 '기업가 정신과 기업지배 구조'를 주제로 강연하면서 "개인 재산 상속은 당연히 보호받아야 할 권리이나 기업경영권을 상속하거나 증여하는 것은 별개 문제"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대주주가 절대지분을 갖지 않고 있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지배구조를 갖춰야 하는 상장기업은 경영권이 사유물이 될 수 없다"며 "사유재산의 이전은 당연하나 경영권 세습은 그렇지 않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의 이런 지적은 최근 삼성, 현대자동차 등 주요 그룹들이 경영권을 세습하려다 사회적 물의를 빚고 있는 것을 겨냥한 것으로 대주주들의 재산 상속과 경영권 상속을 동일시해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장 교수는 또 "국내 기업의 경영권이 외국인 투자자로부터 보호받아야 하는 것처럼 인식되고 있으나 기업발전과 시장경제의 동력인 경영권은 경쟁의 대상에 포함돼야 한다"며 "창업자나 우리나라 사람만 경영권을 가져야 하고 외국인투자나 적대적 M&A로부터 경영권이 보호받아야 된다는 논리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국내 재벌 그룹의 '오너' 경영 체제와 관련해 "중소기업이나 초기 창업기업은 오너가 많으나 대기업은 지분구조상 오너라고 불릴만한 재벌총수가 없다"며 "그런데도 총수들이 오너처럼 행동하는 것을 용인하는 것은 이 그룹들이 대단한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이 기업들의 오너들이 자신에 대한 도전이나 경영권 경쟁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경영권에 대해서는 시장경제원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외국자본으로 인해 국내 기업의 경영권이 위협을 받고 있는 데 대해 "우리기업 경영권을 우리가 가져야 한다는 것은 국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사고"라며 "기업경영권도 시장 경쟁의 대상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이런 폐쇄적이고 아전인수격 시장경제 인식으로는 선진국으로 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장 교수는 또 "국내 기업의 경영권을 외국자본으로부터 보호하려면 지분을 가져야 하는데 기관투자자들을 포함해 정작 우리는 우리 기업에 투자를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아울러 "외국인의 직접 투자는 선이고 주식 투자는 악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제한된 수요를 갖는 국내 시장에 외국기업이 들어오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것은 아니고 기업들에 돈만 주고 경영을 맡기는 주식투자가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소버린의 SK 주식 투자를 예를 들며 "소버린이 SK 주식을 2년 4개월 보유했다"며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주식 보유기간이 평균 6개월정도인 것을 감안할 때 소버린의 투자를 투기라고 비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경제관료조차 기득권화 돼 있는 등 기득권 세력의 개혁 저항이 만만치 않다"며 "경쟁을 제한하고 폐쇄적 민족주의에 기반한 기득권 보호로는 선진 시장 경제를 달성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경숙 기자 ksh@yna.co.kr (서귀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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