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영 한라건설 명예회장이 20일 별세함에 따라 '영(永)'자 항렬을 쓰는 현대가 창업 1세대 7명 가운데 5명이 세상을 떠났다.
현대가 1세대 6남 1녀 가운데 정주영 현대 명예회장,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에 이어 지난해 10월 정순영 성우그룹 명예회장이 작고했으며 정인영 회장마저 숨을 거둬 현대가의 '1세 경영'은 사실상 막을 내린 셈이다.
현재 경영에 직접 관여하고 있는 1세대는 막내 정상영 KCC 명예회장 뿐이며 여동생 정희영 여사는 한국 프랜지 명예회장을 맡고 있지만 공식 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가의 후계 구도는 현대.기아차그룹의 정몽구 회장 등 '몽'자를 쓰는 2세대로 물갈이가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의 신화를 일군 창업 1세대는 '왕회장'으로 불렸던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에서 시작됐다.
정주영 명예회장 형제 가운데 5남 정신영씨는 30대 초반인 1962년 독일에서 교통 사고를 당해 일찌감치 세상을 떠났다.
대선 출마에 활발한 대북사업을 전개했던 장남 정주영 명예회장은 2001년 3월 21일 향년 8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
정주영 명예회장은 맨손으로 일어나 1946년 현대자동차 등 계열사들을 설립하면서 현대를 국내 재계 서열 1위로 끌어올린 한국 근대화의 일등공신이었다.
이번에 타계한 2남 정인영 명예회장은 1953년 현대건설에 입사, 형과 함께 현대를 일궜지만 1977년 한라의 전신인 현대양행으로 독립해 형인 정주영 명예회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3남 정순영 명예회장은 1950년 현대건설에 합류, 성우그룹의 모기업인 현대시멘트 회장을 비롯해 현대종합금속, 성우종합건설, 성우정공 회장 등을 지냈으며 2000년 2세에 대한 경영권 승계작업을 마무리한 뒤 일선에 물러났다가 지난해 10월 작고했다. 포니 수출 신화의 장본인인 4남 `포니정' 정세영 명예회장은 지난해 5월 폐렴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1957년 현대건설로 입사, 67년 초대 현대차 사장에 취임한 후 자동차 수출 신화를 일궈냈지만 장조카 정몽구 회장에게 자동차 부문 경영권을 넘기고 현대산업개발을 자신의 몫으로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현대가 1세대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가운데 6남으로 막내인 정상영 명예회장은 2003년 정몽헌 현대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조카며느리 현정은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벌였지만 별 소득을 거두지 못한 채 한발 물러난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가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2남인 정몽구 회장을 주축으로 '현대 2세 시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정몽구 회장은 장자 몽필씨가 지난 82년 사고로 사망하면서 사실상 현대가의 적통성을 잇는 맏형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3월 외아들 의선씨를 기아차 사장으로 임명한 뒤 지분 상속을 추진하면서 3세 승계 구도를 마련했지만 불거진 각종 비리로 구속되는 수모까지 맛봤다.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도 장남 정지선 부회장에게 보유 지분 상당 부분을 증여한 상태며 6남 정몽준 의원은 현대중공업 대주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편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회장은 최근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대규모 지분 매입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키자 전면전을 선포하고 현대건설 인수까지 천명한 상태다. 결국 현대가는 1세대가 퇴장하고 2세대가 전면에 등장한 가운데 정몽구 회장이 적통을 있는 맏형으로서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느냐에 따라 향후 산적한 현대가 분쟁이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번에 타계한 2남 정인영 명예회장은 1953년 현대건설에 입사, 형과 함께 현대를 일궜지만 1977년 한라의 전신인 현대양행으로 독립해 형인 정주영 명예회장과 갈등을 빚기도 했다. 3남 정순영 명예회장은 1950년 현대건설에 합류, 성우그룹의 모기업인 현대시멘트 회장을 비롯해 현대종합금속, 성우종합건설, 성우정공 회장 등을 지냈으며 2000년 2세에 대한 경영권 승계작업을 마무리한 뒤 일선에 물러났다가 지난해 10월 작고했다. 포니 수출 신화의 장본인인 4남 `포니정' 정세영 명예회장은 지난해 5월 폐렴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정세영 명예회장은 1957년 현대건설로 입사, 67년 초대 현대차 사장에 취임한 후 자동차 수출 신화를 일궈냈지만 장조카 정몽구 회장에게 자동차 부문 경영권을 넘기고 현대산업개발을 자신의 몫으로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이처럼 현대가 1세대의 시대가 막을 내리는 가운데 6남으로 막내인 정상영 명예회장은 2003년 정몽헌 현대 회장의 갑작스런 사망 이후 조카며느리 현정은 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벌였지만 별 소득을 거두지 못한 채 한발 물러난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가는 정주영 명예회장의 2남인 정몽구 회장을 주축으로 '현대 2세 시대'를 만들어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정몽구 회장은 장자 몽필씨가 지난 82년 사고로 사망하면서 사실상 현대가의 적통성을 잇는 맏형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3월 외아들 의선씨를 기아차 사장으로 임명한 뒤 지분 상속을 추진하면서 3세 승계 구도를 마련했지만 불거진 각종 비리로 구속되는 수모까지 맛봤다. 3남 정몽근 현대백화점 회장도 장남 정지선 부회장에게 보유 지분 상당 부분을 증여한 상태며 6남 정몽준 의원은 현대중공업 대주주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편 정몽헌 회장의 부인 현정은 회장은 최근 정몽준 의원의 현대중공업이 현대상선 대규모 지분 매입을 통해 경영권 분쟁을 촉발시키자 전면전을 선포하고 현대건설 인수까지 천명한 상태다. 결국 현대가는 1세대가 퇴장하고 2세대가 전면에 등장한 가운데 정몽구 회장이 적통을 있는 맏형으로서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느냐에 따라 향후 산적한 현대가 분쟁이 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심재훈 기자 president21@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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