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낮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개최된 열린우리당과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자세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 원혜영 사무총장, 강봉균 정책위의장, 강신호 전경련 회장, 김근태 의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이수영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강신호 전경련회장, 여당과 간담회서 밝혀
김근태 의장 다음주 부터는 노동계와 대화
김근태 의장 다음주 부터는 노동계와 대화
전국경제인연협회(전경련)는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가 폐지될 경우, 14개 출총제 대상 그룹에서 앞으로 2년 안에 14조원을 추가로 투자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
강신호 전경련 회장은 9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을 비롯한 서민경제회복추진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전경련 차원에서 출총제 대상 14개그룹에 대해 긴급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가운데 8개 그룹에서 출총제가 폐지되면 약 14조원을 추가로 투자할 것이라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전경련 쪽은 생명과학, 에너지, 정보통신 등 모두 10개 분야가 추가 투자 대상이라고 설명했으나, 추가 투자 의향이 있는 그룹이 어디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강 회장은 또 “출총제 폐지의 대안으로 순환출자 규제를 거론하고 있는데, 이것은 기업에 더욱 큰 부담을 줄 것”이라고 반대 뜻을 분명히 했다.
재계는 ‘출총제가 투자를 가로막고 있다’는 그동안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앞으로의 구체적인 투자 가능 액수를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은 “출총제가 왜 기업활동을 저해하는지 구체적인 내용으로 국민들을 설득해 달라”며 “정치는 국민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결단할 수 없기에 기업도 함께 결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근태 의장은 “국회에서 입법권을 가지고 기업들이 사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자는 멍석을 깔겠다”며 “경제계에서는 대신 정치권이 제안하는 것을 분명히 받아들여 달라”고 다시 강조했다. 김 의장은 “정부와의 합의를 거쳐 경제계에 약속할 수 있는 뉴딜안을 구체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의장의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간담회’(뉴딜 투어)는 이날 재계의 핵심인 전경련 대표단 및 경제5단체장과의 만남으로 1단계를 끝냈다. 김 의장은 다음주부터 민주노총, 한국노총 쪽과 공식적으로 만나 노동계와의 대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김 의장은 이와 별도로 개별 그룹들의 고용·투자 확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4대 그룹 등 주요 기업의 총수나 최고경영자와 직접 만나는 일정도 논의 중이다.
이태희 기자 herme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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