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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어선은 ‘천덕꾸러기…어부들이 바다를 떠난다

등록 2006-08-21 13:25

고유가, 자원고갈 못배겨…‘감척’ 희망 어민 폭주
어획량 감소로 시름하던 어부들이 고유가에 깊은 상처를 입고 생업의 터전인 바다를 줄지어 등지고 있다.

게다가 정부의 어선어업 구조조정에 따른 감척사업 대상에서도 제외된 상당수 어민들은 항.포구에 닻을 내리고 잔 파도에 출렁거리는 '천덕꾸러기'같은 어선을 바라보며 긴 한숨만 내쉬고 있다.

2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바다에 둘러쌓인 제주도의 경우 어족자원이 풍부해 2001년에는 3천23척의 연안어선 어민들이 당일 조업이 가능한 20∼30마일 해역까지 나가 갈치, 고등어, 방어, 옥돔, 멸치 등을 어획하며 오랜 세월 생계를 꾸려왔다.

그러나 이들 영세어민들은 자원고갈로 어획량이 눈에 띄게 감소하며 소득이 예전보다 크게 줄어들고 있다.

올들어 7월말 현재 제주지역 어선업 생산량 및 판매금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5.8%(2천548t)와 32.3%(465억원)가 줄어든 2만2천471t, 975억여원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어선용 면세유류 가격은 지난 2003년의 경우 200ℓ 드럼당 6만800원이던 것이 요즘은 11만 1천420원으로 불과 2년여 사이에 2배로 뛰어 올라 어업경비 부담이 날로 커지고 잇다.

때문에 제주지역에서는 경영 손실만 초래하는 어선을 폐선 처리하려는 어민 신청이 모두 300척에 달하고 있으나 정부에서 감척사업 지원비 80%를 받고 추진하는 감척 물량은 173척으로 한정돼 127척의 어선 어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모슬포 어민 김모(47)씨는 "연중 3∼4개월에 불과한 멸치잡이를 갖고는 선원 7∼10명을 둬야하는 들망어선을 도저히 운영할 수 없어 감척을 신청했었다"며 "가져봐야 손해만 나는 어선이 언제쯤 감척대상에 포함될 수 있겠느냐"고 되물었다.


제주시 화북동에서 3.5t짜리 연안어선을 운영하는 송모(56)씨는 "기름값을 포함해 최소한 14만원을 들여 조업나가 봐야 경비에도 훨씬 못미쳐 허탕을 칠 때가 허다하다"면서 "4∼5년전에는 연간 소득이 2천만원이 넘었으나 근래는 1천만원에 불과하다"고 하소연했다.

강원도 고성군의 경우 대표어종인 명태가 자취를 감추면서 54척이 감척을 신청하며 올해 배정된 감척어선 36척을 넘어 어민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어획 부진과 고유가 등 이중고로 연근해어업이 사실상 고사상태에 놓였던 부산지역의 경우 최근 어황이 약간의 회복세를 보이는데다 젊은 어업인들이 감척사업에 따른 반사적 효과를 점치며 희망을 품는 분위기마저 감지되고 있다.

일부 어민들은 정부의 감척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졌나 지원금이 적다는 이유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올해 29척에 대한 감척사업은 대부분 고령자로 파악되고 있다.

제주도 해양수산본부는 "올해 정부의 연근해어업 구조조정 사업비 534억원중 시.도에 배정되지 않고 유보된 예산이 34억원으로 파악됐다"며 "감척 탈락한 어선 어민들을 위해 중앙 절충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승범 기자 ksb@yna.co.kr (제주.강원.부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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