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지배나 소유권과 지배권의 괴리 등은 우리나라 기업에만 특유한 현상이 아니며 따라서 이를 근거로 한 규제는 또다른 차별적 규제라는 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장했다.
전경련은 21일 내놓은 '출자구조의 국제비교와 소수지분을 통한 기업지배구조(CMS)의 효과' 보고서(저자 한국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우성 박사)를 통해 세계 각국 기업집단의 소유지배 구조를 비교분석한 끝에 이처럼 결론을 내렸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일본, 한국 등 27개국의 시가총액 기준 20대기업, 총 540개 업체의 소유구조를 분석한 결과, 선진국과 개도국을 막론하고 전문경영인 기업보다는 가족소유 기업이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배적 지분 보유자가 없거나 소유 분산된 금융기관 또는 기업이 보유한 업체'를 의미하는 소유분산기업의 비율은 우리나라가 45%로 영국(95%), 호주(85%), 미국(80%), 캐나다(65%), 프랑스, 독일(각 60%), 아일랜드, 스위스(각 55%), 일본(50%) 등에 이어 10위였다.
우리나라의 가족소유 기업 비율 역시 35%로 멕시코(100%), 홍콩(70%), 아르헨티나, 그리스(각 65%), 스웨덴(55%), 벨기에, 이스라엘, 포르투갈(각 50%), 뉴질랜드, 싱가포르(각 45%), 스위스(40%) 등에 이어 12위로 나타나 조사대상국 가운데 중간그룹에 속했다.
지배권에 대한 소유권의 비율을 보면 우리나라는 85.8%(100%에 가까울수록 지배권과 소유권이 일치)로 미국(94.0%)과 서유럽 선진 13개국 전체(86.8%)보다는 낮지만 캐나다(82.0%), 동아시아 9개국 전체(74.6%)보다는 높아 유독 한국기업의 지배.소유권의 괴리도가 크다는 통념이 옳지 않음을 드러냈다.
또 조사대상국가에서 계열사간 피라미드 출자, 상호출자, 순환출자 등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고 이러한 계열사간 출자구조의 활용이 적은 나라에서는 차등의결권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계열사간 출자나 경영권 방어장치에 의해 소유권에 비해 많은 지배권을 행사하는 것은 각국에 공통된 현상이라고 전경련은 지적했다.
개별기업들을 볼 때 독일의 보슈 가족은 다임러 벤츠에 대해 1.56%의 소유권으로 25%의 의결권을 행사해 의결권 승수가 무려 16배에 달했고 이탈리아 피아트를 소유한 조바니 아그낼리&C. S.a.p.a.의 의결권 승수 역시 8.86배로 우리나라 상호출자제한 민간기업집단 평균 5.837배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 이밖에 대만의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 캐나다의 에드워드 & 피터 브론프먼 그룹 , 독일의 도이체방크그룹, 인도의 타타그룹 등은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우리나라의 기업집단 체제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구조가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구조이며 이를 규제하는 나라가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출자총액한도를 유지하거나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 등 직접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기업집단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 (서울=연합뉴스)
개별기업들을 볼 때 독일의 보슈 가족은 다임러 벤츠에 대해 1.56%의 소유권으로 25%의 의결권을 행사해 의결권 승수가 무려 16배에 달했고 이탈리아 피아트를 소유한 조바니 아그낼리&C. S.a.p.a.의 의결권 승수 역시 8.86배로 우리나라 상호출자제한 민간기업집단 평균 5.837배를 크게 초과하고 있다. 이밖에 대만의 포모사 플라스틱 그룹, 캐나다의 에드워드 & 피터 브론프먼 그룹 , 독일의 도이체방크그룹, 인도의 타타그룹 등은 순환출자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경련은 "우리나라의 기업집단 체제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구조가 아니라 모든 나라에서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구조이며 이를 규제하는 나라가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출자총액한도를 유지하거나 순환출자에 대한 규제 등 직접적인 규제를 도입하는 것보다는 기업집단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추왕훈 기자 cwhyna@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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