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장하성 펀드’는 왜 태광그룹을 노렸나?

등록 2006-08-23 16:46

일명 '장하성펀드'로 불리는 한국기업지배구조개선펀드(KCGF:Korea Corporate Governance Fund)가 대한화섬[003830]의 지분 5% 취득을 계기로 사실상 태광그룹 전체 지배구조에 칼을 댈 것임을 예고했다.

장 교수는 23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대한화섬 경영진에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등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요구사항을 이미 전달했다"며 "회사 측의 입장과 반응을 본 뒤 법적인 조치 등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활용해 이 회사의 본격적인 지배구조 개선 활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 측은 이미 이날 공시에서 대한화섬에 소액주주 권리의 개선,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회사와 계열사들 간 거래 투명성 개선 ,배당금 증액, 주주이익을 저해하는 유휴자산의 매각 등을 요구했다고 명시, 앞으로 경영에 본격 참여할 것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풍부한 자금과 탄탄한 지분구조를 보유하고 있는 태광그룹이 장 교수 측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할지 여부와 앞으로의 전개 방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 장하성펀드, 태광그룹 타깃 이유는 = 이 펀드의 핵심을 맡고 있는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태광그룹을 첫 번째 지배구조 개선 타깃으로 삼은 데 대해 풍부한 자산을 보유한 좋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순자산가치대비 5분의 1에 불과한 반면 주력사업인 페트병관련 사업은 중단한 채 계열사나 그룹 총수를 지원하는 역할만 하고 있는 등 지배구조가 엉망이라는 점을 이유를 꼽았다.

장 교수는 "특히 대한화섬이 태광관광개발 등 계열사와 이 회장의 사실상 개인 회사들까지 지원하는 등 자체 사업 추진보다는 그룹 내 각종 역할을 대행하는 업무를 도맡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회사 측이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한 요구 사항에) 우호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결코 적대적으로 대응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증시전문가들은 장 교수 측이 대한화섬의 지분 5%를 확보한 것은 대한화섬의 모기업인 태광산업[003240]을 포함한 태광그룹 전체의 지배구조를 겨냥한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실제 지배구조개선펀드 측은 태광산업 지분도 일부 취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하성펀드, 태광그룹간 분쟁 어떻게 전개되나 = 증시전문가들은 표면적으로 드러난 장 교수와 대한화섬 간 분쟁이 적대적 기업 인수.합병(M&A) 문제 등으로까지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대한화섬 지분 구조가 이호진 태광그룹 그룹 회장(14.04%), 태광산업(16.74%), 성광산업(14.04%) 등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근이 7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하고 있고 태광산업의 지분구조도 이 회장(15.14%), 이 회장의 조카인 원준씨(11.08%), 흥국생명(9.99%)등 이 회장측이 47.79%나 보유, 지분구조는 탄탄하다.

또 과거에도 주주들을 터부시한다는 지적을 받아오던 태광산업은 한 때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하던 외국계 주주들과 격전을 치른 경험이 있던 터라, 이번 장 교수 측에 대한 태광그룹측의 대응력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더구나 기업설명회(IR)조차 적극적으로 하지 않던 태광그룹측의 보수적인 스타일을 감안할 때 긍정적인 회신은 없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반면 장 교수는 대한화섬 지분 5%를 취득하는 데 소요된 자금은 50억원 가량에 불과해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설 수 있는 여력은 충분하지만 추가 지분 확보에 나서지 않고도 현재의 주주 위치에서 회계장부 열람 및 이사 선임 및 해임 요구 등의 다양한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장 교수 측은 대한화섬과 태광산업 외에 다른 상장계열사들의 지분 매집에도 나서, 그룹 전반에서 주주로서의 활동영역을 넓힐 것임을 시사했다.

장 교수는 "과거 대기업을 상대로 한 주주 활동 및 지배구조 개선 활동 경험을 토대로 법적인 조치 등 다양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소수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할 수 있는 방안은 매우 많다"고 밝혀 장 교수와 태광그룹과의 분쟁은 과거 소버린과 SK와 같은 형태나 법적인 공방 등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광측은 반발= 태광측은 장 교수측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대해 내심 불쾌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광측은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하면서도 "우리의 지배구조에는 문제가 없다"며 장 교수측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맞서는 듯한 입장을 보였다.

증권업계에서는 태광측의 경영스타일이 워낙 보수적인 데다 대주주의 기업 지배력 역시 탄탄하기 때문에 장 교수측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마이 웨이'를 고수하는 행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태광그룹은 어떤 회사 = 대한화섬의 실질적인 모기업인 태광산업은 지난 60년대 초반에 설립돼 섬유 등을 주력사업으로 추진해왔으나 90년대 중반부터 케이블TV 부문에, 최근엔 금융부문에 각각 진출했다.

태광산업은 계열사인 한국도서보급을 통해 피데스증권중개를 인수해 흥국증권으로 변경했고 쌍용화재[000540] 지분 52.47%를 확보한 데 이어 계열사인 대한화섬을 통해 예가람저축은행도 인수했다.

이에 따라 태광그룹은 흥국생명, 흥국투신운용, 흥국쌍용화재, 흥국증권, 고려상호저축은행 등을 포함해 다수의 계열사를 거느린 흥국금융그룹의 변신에 성공했다. 특히 태광그룹도 타 대기업처럼 계열사 간 순환출자 방식으로 이뤄져 있으며 앞으로도 금융지주회사로의 체제 전환 등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태광산업은 대한화섬 지분 16.74%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도서보급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95%의 지분을 갖고 있는 계열사다. 또 금융계열의 맏형인 흥국생명에 대해선 이호진 회장(56.71%)을 포함해 그룹이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또 지난 63년 설립된 대한화섬은 폴리에스터 등 화학섬유를 생산해 왔으나, 최근에는 우리홈쇼핑, 예가람저축은행 등 그룹 내 성장 방향인 케이블TV사업 및 금융산업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해오고 있다.

윤선희 기자 indig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