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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서전 영예 우리가 되찾겠다”

등록 2006-08-23 19:02

토종 안경 브랜드 ‘카리스마’에 올인한 중소기업인 4인방. 왼쪽부터 정재훈 조일광학 사장, 이강수 새한산업 사장, 김영근 이-아이닥 사장, 권정희 대광안경상사 사장이다. 이아이닥 제공
토종 안경 브랜드 ‘카리스마’에 올인한 중소기업인 4인방. 왼쪽부터 정재훈 조일광학 사장, 이강수 새한산업 사장, 김영근 이-아이닥 사장, 권정희 대광안경상사 사장이다. 이아이닥 제공

안경 4인방 뭉친 토종 ‘카리스마’ 번득

“외국 유명 브랜드 안경의 상당수는 국내에서 만들어진 뒤 역수입돼 고가에 팔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잘 모를 뿐이지요.”

토종 안경 브랜드 ‘카리스마’의 홍보와 유통을 맡고 있는 권정희(50) 대광안경상사 사장은 최근 스위스 가짜 명품 사건에서 나타난 일부 소비자들의 브랜드 선호 현상이 안타까운듯 말문을 열었다. 권 사장은 “100% 국내에서 만든 뒤 로열티를 주고 이름만 빌려 유통되는 라이선스 제품도 허다하다”며 “소비자의 브랜드 선호 탓이긴 하지만 그만큼 국내 안경산업의 품질 경쟁력이 높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5월 권 사장이 외국 브랜드의 홍수 속에서도 토종 안경 브랜드인 카리스마를 내놓기로 결심한 것도 국산 안경의 품질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로열티를 주지 않는 토종 브랜드를 띄워 제대로 알리면, 비싸지 않으면서 좋은 안경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지난 1년여 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재고에 대한 부담 때문에 안전하게 40대 위주의 티타늄 안경테로 제품 라인을 한정했으나 그다지 큰 성과를 보지 못했다. 유통업체 혼자서 주문 발주와 판매, 재고까지 맡다보니 힘에 벅차기도 했다. 하지만 올들어 타깃층을 패션에 민감한 20~30대로 확대하고 다양한 모델을 내놓으면서 인터넷 주문이 늘어나는 등 반응이 좋아졌다. 또 그동안 계약대로 납품만 하던 공장 사장들이 공동책임을 지는 구조로 어려움을 함께 나누기로 의기투합한 것도 힘이 됐다. 20여년 동안 안경 제조에 종사해온 정재훈(56) 조일광학 사장과 이강수(42) 새한산업 사장이 그들이다. 또 김영근(40) 이-아이닥안경원 사장도 권 사장과 함께 하기로 해, 카리스마는 지난 6월 안경 제조·유통 업체 4인방의 ‘공동 브랜드’로 재탄생했다.

올 가을, 겨울용 신제품이다.
올 가을, 겨울용 신제품이다.
하지만 국내 안경시장을 돌아보면 미래는 불투명하다. 안경 시장은 20만원대를 넘는 외국 유명 브랜드가 한 축을 차지한 가운데 지난 몇년 동안 중국산 저가 제품들이 밀려들면서 고가와 저가의 양극화 추세가 굳어져가고 있다. 대략 1조원대로 추정되는 시장 규모에서 외국 유명 브랜드와 중국산 저가 제품의 비중이 30~40%에 이를 정도로 급팽창하고 있어, 카리스마를 비롯해 국산 안경의 설자리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덩달아 제조업체들도 줄어들어 현재 대구 지역을 위주로 300여개만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부품업을 뺀 안경테 제조업체는 100여개에 불과하다. 그나마 국내 안경산업을 대표해온 서전이 2년 전 자금압박으로 부도를 맞으면서 국내 안경시장은 이렇다 할 토종 브랜드 하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서전의 경우 많은 비용을 들인 텔레비전 광고로 매출 100억원대까지 성장했지만 명품과 밀려드는 중국산의 협공을 이겨내지 못했다.

카리스마의 1차 목표는 옛 서전의 영광을 되찾는 것이다. 권 사장은 “자본이 부족해 대대적 홍보를 하지 못하고 디자인 경쟁력이 다소 떨어지는 게 문제지만 기술력은 명품에 비해 손색이 없다”며 “몇몇 디자인 업체들이 함께 하자는 제안을 해오고 있어 외국산 제품들과도 경쟁이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성곤 기자 cs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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