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금융허브 외엔 대안 없다”

등록 2006-09-17 20:22

이봉수 과기원 금융전문대학원 초대 원장
미국 석좌교수하다 25년만에 귀국
“현장과 직결되는 맞춤형 교육할 것”
“국내 금융회사 인재에 투자해야”
지난 1일 부임한 이봉수(53)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 금융전문대학원 초대원장은 하늘의 뜻을 안다는 지천명을 넘긴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원장공모에 신청할 것을 제안받은 뒤 미국 플로리대주립대 석좌교수직을 그만두고 이 자리에 오기까지의 시간은 불과 두달밖에 걸리지 않았다. 미국 대학에서는 깜짝 놀라 만류했지만 25년만의 귀향을 결정한 그의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젊은 시절 경제관료로서 경제개발에 기여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그러나 공부 욕심에 유학길에 올랐다가 미국에 눌러앉게 됐습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 삼아 한국의 금융산업 발전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자 가만히 있을 수 없더군요. 저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이자 도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원장은 1974년 행시 15회(권오규 경제부총리와 동기)로 재무부에 몸을 담았다가 1981년 유학을 떠났다. 그는 1986년부터 아이오와주립대, 미네소타대, 휴스턴대 등에서 금융·재무관리 담당교수를 지냈고, 그동안의 연구업적을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플로리대주립대 석좌교수로 영입됐다.

이 원장은 ‘동북아 금융허브는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큰 의미가 없는 질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1997~98년에 금융이 취약해 위기를 맞았고, 많은 사람들이 해고가 됐습니다. 지금도 1달러를 벌기 위해 많은 노동자와 기업인들이 피땀을 흘려 일하지만 론스타 같은 외국계 펀드가 손쉽게 돈을 가져갑니다. 이 모두가 금융산업 역량과 고급 금융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원장은 금융인재 양성을 위해 은행장과 증권회사 사장 등 많은 사람들을 직접 찾아다니겠다고 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대학의 커리큘럼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그는 “정부, 금융회사, 학교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며 “현장에서 원하는 교육이 뭔지를 파악해 ‘맞춤형 교육’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고급 인력 양성을 위해 외국 석학들의 강의·세미나 진행, 전 강의 영어로 진행, 4학기 중 1학기 외국 경영대학원에서 성적 이수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외국인 교수와 외국인 학생 영입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교육 수준은 우리나라가 외국에 뒤지지 않지만 영어 능력이 부족하다”며 “외국인과 직접 부딪치는 과정을 거쳐야 외국인과의 경쟁에서 자신이 생긴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회사들에 대한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는 “국내 금융회사들은 많은 이익을 내고 있으나 사람을 키우는데는 별로 투자를 하지 않았다”며 “정부가 종잣돈을 내 금융전문대학원을 설립한 만큼 이제 민간 금융회사들이 인재 양성에 나설 차례”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미국의 대학들처럼 인재양성을 위해 민간의 기부금을 토대로 기금을 만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