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티, 배급사와 손잡고 파일로 전송…씨제이·메가박스고 추진
‘시네마 천국’ 시대의 아날로그 필름은 가고, ‘디지털 영화’가 달려오고 있다.
통신업체와 복합상영관·배급사들이 ‘디지털 시네마’ 사업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케이티가 롯데시네마 등 3개 업체와 이를 위한 전략적 제휴(MOU)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디지털 시네마는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한 영화 파일을 서버에 저장한 뒤 차세대 광통신망(BcN)을 통해 영화관 디지털 영사기에 보내 상영하는 서비스다.
케이티는 연말까지 롯데시네마, 씨너스, 엠엠시의 100여개 스크린에 디지털 영사기와 전송 네트워크를 설치하고 시범서비스를 진행한다. 케이티는 향후 배급사 등으로부터 영화수익의 일정 부분을 디지털 배급 네트워크 이용 대가로 받게 된다. 케이티는 또 전국 47개 극장에 369개 스크린을 보유한 이들 3개 업체를 비롯해 다른 극장·배급사들과 협력해 내년까지 500여개 스크린에 디지털 시네마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500여개 스크린은 지난해 12월말을 기준으로 1648개인 스크린 총수의 30% 규모다. 이 밖에도 국내 최대 복합상영관인 씨제이CGV가 씨제이파워캐스트를 내세워 엘지파워콤과 함께 디지털 시네마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메가박스도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상영관 수를 최대한 확보해 동시 배급하는 풍토가 일상화된 우리 영화계에서 한 세트당 200만~300만원씩 하는 아날로그 필름 배급 비용이 만만치 않다. 600여개 스크린에서 동시 개봉했던 영화 <괴물>은 필름 복사 비용만 12억원이 들었을 정도다. 그러나 디지털 시네마 시스템이 구축될 경우 필름의 디지털 변환만 이뤄지면 수백개 필름을 복사할 필요가 없어진다. 또 영화 촬영 단계부터 디지털로 찍는 영화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케이티 관계자는 “영화 콘텐츠가 디지털화될수록 와이브로 등 다른 플랫폼을 통한 유통도 더 쉬워진다”며 “배급과 극장사업을 겸하고 있는 복합상영관을 중심으로 디지털 시네마 사업이 빠르게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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