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실 의원 “국내기업 역차별”
최근 4년 동안 국내에서 이뤄진 기업 인수·합병(M&A)의 97%가 외국기업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김애실 한나라당 의원이 8일 밝혔다.
김 의원이 공정거래위원회한테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2003년 이후 올 9월 말까지 국내에서 이뤄진 기업 인수·합병은 모두 374건으로, 이 가운데 362건(96.8%)이 국내기업이 외국기업에 인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반해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을 국내기업이 인수한 것은 12건(3.2%)에 불과했다.
외국기업의 국내기업 인수는 지난 2003~2004년에 외환은행과 한미은행이 미국 론스타와 씨티그룹에 각각 넘어간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기도 했다.
한편, 이 기간 동안의 인수·합병을 업종별로 보면 금융업이 79건으로 가장 많았고, 기계·금속(63건), 전기·전자(47건), 도소매·유통(35건) 등의 차례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금융, 전기·전자, 도소매·유통업은 각각 한 건만 제외하고는 모두 외국기업이 인수·합병을 주도했다. 김 의원은 “공정위가 경쟁제한을 이유로 독과점 여부를 까다롭게 따져 국내기업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다”며 “또 국내기업이 외국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이 외국기업이 국내기업을 인수·합병하는 것에 견줘 역차별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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