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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냉온탕’ 오가는 강판값에 업계 시름

등록 2006-10-09 19:31수정 2006-10-09 23:37

포스코, 열연 4만원·냉연 2만원 인상 차별화
열연 받아 냉연제품 만드는 철강업계 경영난

포스코가 열연 및 냉연 강판 공급가격을 차등 조정하면서 포스코로부터 열연제품을 받아 냉연제품을 생산하는 철강업체들이 경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는 또 전략 강종 할인 등 다양한 명목으로 자사 대리점들을 지원하고 있어 경쟁업체 대리점들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지난 7월 열연강판 값을 톤당 48만원에서 52만원으로 4만원, 냉연강판을 톤당 58만원에서 60만원으로 2만원 올렸다. 동부제강, 현대하이스코, 유니온스틸 등 냉연업체들은 재료인 열연강판 값은 4만원 오른 데 반해 이를 가공해 생산한 냉연강판 값은 2만원밖에 오르지 않아 톤당 2만원씩 손실을 보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에서 유일한 열연강판 생산업체이며, 냉연강판도 60%를 공급하고 있어 열연 및 냉연 강판 가격을 사실상 좌우한다.

포스코는 앞서 지난 3월부터 전략 강종으로 불리는 자동차 및 전자제품용 도금강판 등 고급 강종에 대해 자사 대리점 공급가격을 1만5천원씩 할인해 공급해왔다. 포스코의 18개 대리점은 고급강 판매 촉진을 명분으로 매월 10억~11억원씩 현금성 지원을 받은 셈이다. 포스코는 10월 들어 전략 강종 할인을 중단했지만 이로 인해 다른 냉연업체 대리점들의 수익성은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열연 가격과 냉연 가격에 차이를 둔 것은 국내의 공급과잉 상황과 자동차·가전 등 최종 수요자들의 가격경쟁력을 고려한 것이며, 전략 강종 할인도 고급강에 대한 대리점 판매 독려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가격을 인상할 때는 열연과 냉연 제품을 같은 폭으로 올리는 것이 보통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들은 포스코가 냉연에 비해 열연 가격을 지나치게 인상함으로써 결국 냉연업체들의 목을 죄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지적한다. 스틸앤스틸 철강산업연구소 서정헌 대표는 “독점적 지위를 가진 포스코가 열연이나 냉연 어디에 마진을 붙여도 상관없지만, 이번 가격 차등인상은 관례적으로 인정해온 냉연업체의 마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냉연업계 구조조정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냉연업체들의 경영실적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동부제강은 지난해 150억원 흑자에서 올 상반기 88억원 적자로, 유니온스틸은 30억원 흑자에서 139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현대하이스코 역시 지난해 596억원에서 올 상반기 132억원으로 흑자 규모가 크게 줄어들었다. 포스코는 지난해 4조129억원에서 올 상반기 1조3911억원으로 순이익 규모가 줄었으나 다른 냉연업체에 비해 견실한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한 냉연업체 관계자는 “냉연제품에 마진을 거의 붙일 수 없어 생산업체나 대리점 모두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 구로의 ㅇ철강 김아무개 사장은 “정상적인 이윤을 붙이면 포스코 대리점보다 가격이 훨씬 올라간다”며 “기업들이 포스코 가격을 기준으로 물건을 요구하고 있어 수지를 맞출 수 없다”고 말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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