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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철강산업, 독점에서 경쟁으로 변화 급물살

등록 2006-10-31 19:50수정 2006-11-01 00:05

현대,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수직연관 강점
포스코, 고부가가치 제품 재편 지배력 유지
냉연업계, 수급처 다양화 통해 틈새 몸부림

새틀짜는 철강산업 (상)

10월27일 충남 당진에서 열린 현대제철 일관제철소 기공식에는 1500명이 넘는 국내외 주요인사들이 참석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개별 기업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했고, 경제단체 회장단을 비롯해 웬만한 대기업 최고경영자들을 모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공교롭게도 이날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은 중국 출장 중이었다.

포스코가 주도해 온 한국 철강산업은 30여년 만에 이제 변화의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건설과 함께 포스코의 철강 독점 시장구조가 양강 체제로 재편된다. 2011년 고로가 완공된 다음 현대제철 일관제철소에서 나오는 700만톤의 열연강판(핫코일)과 후판은 포스코의 조강생산량 3100만톤에 견주면 22%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대·기아차그룹이 ‘쇳물에서 자동차’까지 하나의 수직연관체계로 포스코보다 더 긴 공정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그 파급력은 700만톤 이상이 될 것으로 본다. 스틸엔스틸 철강산업연구소 서정헌 소장은 “이제 우리 철강시장은 여전히 독점적 지위를 누릴 포스코와 철강 수요 산업에서 강력한 지배력을 가진 현대·기아차 그룹으로 이원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입지 변화도 예상된다. 특히 포스코가 생산하는 냉연제품 가운데 34.9%가 자동차용 강판인 것을 고려하면 포스코의 냉연제품 판매전략은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포스코도 현대제철의 일관제철소 완공 전까지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재편하면서 열연부터 냉연까지 전공정에서 시장 지배력을 유지하려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이미 포스코는 자동차용 강판이나 전자제품용 강판 같은 고급제품 판매 비율을 2008년까지 전체 제품의 80% 수준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 철강연구센터 탁승문 센터장은 “현대차그룹에서 얼마나 자체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그 추이에 따라 자동차 강판 생산전략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에서 원료를 받아 여러가지 제품을 가공생산하는 철강업계에서도 다가올 양자 경쟁구도를 대비한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냉연업계가 그렇다. 현재 냉연업계는 포스코가 지난 7월부터 열연·냉연강판 공급가격을 차등 인상한 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냉연업계의 어려움은 포스코의 잘못이라기보다 철강산업의 독점체제 유지를 고집해 온 정부의 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반적으로 철강산업은 열연시장의 경쟁체제를 밑바탕으로 고부가가치인 냉연제품을 놓고 업체들끼리 치열한 품질 및 마케팅 경쟁을 펼치며 발전한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열연의 포스코 독점, 냉연시장만 경쟁체제로 되어 있다. 한 냉연제품 제조회사 관계자는 “포스코 독점체제가 양자체제로 전환하면 열연강판의 공급이 늘어 현재의 원료 부족이 해소될 수 있다”며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과 일본 등지로 수급처를 다양화하면서 포스코와 현대제철 사이에 균형점을 찾는 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용광로에서 생산된 열연강판과 후판 등을 가지고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포스코. 국내 최대 냉연강판 수요자이면서 이제는 일관제철공정까지 구축하겠다는 현대·기아차그룹. 기존 냉연업체들은 두 거대기업의 틈새에서 몸무림을 치면서, 현대의 일관제철소가 준공되기까지 앞으로 4년은 한국 철강산업의 새 틀을 짜는 격변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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