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자영업자 살림살이 더 나빠져
도시근로자 소득분배는 개선
주거비 전년보다 15.7% 늘어
도시근로자 소득분배는 개선
주거비 전년보다 15.7% 늘어
통계청 3분기 가계수지 영세 자영업자와 고령자 등의 소득이 줄면서 계층간 소득 격차가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또 전국 가구의 3분기 소득 증가율은 1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내면서 실질 소비는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7일 발표한 ‘2006년 3분기 가계수지 동향’ 자료를 보면, 2인 이상 전국 가구의 3분기 월 평균 소득은 305만7천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3.7%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3분기(2.1%) 이후 최저치다. 물가상승률을 제외한 실질소득 증가율은 1.1%에 불과하다. 소득격차 갈수록 확대=소득 증가율이 전반적으로 낮은 가운데, 특히 소득계층 간 소득증가율 격차가 커지면서 소득 분배 구조가 악화됐다. 상위 20% 가구(5분위 계층)의 평균 소득을 하위 20% 가구(1분위 계층)의 평균 소득으로 나눈 ‘소득 5분위 배율’은 올해 3분기에 7.79배로, 같은 분기 기준으로 2003년 전국 가구 단위의 통계를 작성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상위 20% 가구의 소득이 628만1800원으로 지난해 3분기 보다 5.3%나 늘어난 반면, 하위 20% 가구의 소득은 80만6600원으로 오히려 1.6% 감소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도시 근로자 가구의 소득 5분위 배율은 5.29배로 지난해 3분기의 5.34배보다는 줄어들어 소득 분배가 개선됐다.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도시 근로자 가구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전국 가구에는 포함되는 자영업자와 무직자 가구의 소득이 늘어나기는 커녕 줄었기 때문이다. 도시 근로자 가구의 1분위 계층은 소득이 3.6% 증가한 반면, 전국 가구의 1분위 계층 소득은 1.6% 감소했다. 전국 가구 1분위 계층에는 자영업자·무직자에다 고령자들도 많이 포함돼 있다. 김이태 재정경제부 복지경제과장은 “추석이 지난해에는 3분기에 있었으나 올해는 4분기로 이동하면서 자녀들이 부모들에게 드리는 용돈 등 비경상소득이 줄어든 데다, 고령자의 실직과 근로시간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집값 상승이 가계지출에 영향=전국 가구와 도시 근로자 가구의 3분기 월 평균 소비지출은 각각 206만3600원과 216만600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각각 0.7%, 0.4% 증가했다. 이는 2002년 이후 최저치다. 또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전국 가구와 도시 근로자가구의 실질 소비지출은 각각 -1.8%, -2.1%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최연옥 통계청 사회복지통계과장은 “추석이 4분기로 이동하면서 소비지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료품 소비가 줄었기 때문”이라며 “추석 효과를 제외하면 실질 소비가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집값 불안이 가계의 씀씀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분기 도시 근로자 가구의 주거비(월세+집 수선비)는 월 평균 8만3800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15.7%나 증가했다. 이는 지난 9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한 사람들이 많았던 데다 이사에 따른 집 수선비가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또 비소비지출 항목 가운데 조세와 ‘사적 송금 및 보조’가 14%와 27.2%씩이나 늘었는데 이것도 집값 상승이 주된 원인이었다. 최 과장은 “조세 증가는 부동산 공시가격이 올라가면서 재산세가 늘었기 때문이고, 사적 송금 증가는 자녀 몫으로 집을 장만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현 기자 hyun21@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