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칼럼니스트 “90년대 일본 위기 겪을 수도” 경고
“한국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어려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월가의 저명한 경제전문 칼럼니스트 윌리엄 페섹이 14일 <블룸버그 통신> 기명 칼럼에서 한국 경제에 보낸 경고다.
그는 한국이 일본과는 달리, 1998년 외환위기를 잘 극복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지적했다.
중국 경제는 계속 활기를 띠고 있고 일본 경제도 다시 성장하고 있지만 아시아에서 더 큰 역할을 추구하고 있는 한국의 성장률은 4%대로 하강하고 있다.
더 나쁜 것은 한국 경제가 원화 강세와 고유가 그리고 부동산 투기 등이 복합 작용하면서 1990년대 일본을 고통에 빠뜨렸던 그런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페섹은 우려했다.
그는 특히 지난달 부동산 가격이 지난 2003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인 1.5%나 올랐다는 점을 지적한 뒤, 갑작스런 부동산 가격의 하락은 중국의 성장세가 감속하고 미국 수요의 냉각이 예상되는 시점에 한국 경제에 큰 타격을 입힐 것으로 내다봤다.
페섹은 또 레임덕을 겪고 있는 노 정부의 ‘정책 마비’야말로 가장 큰 위험이라고 주장했다. 노 대통령에 대한 낮은 지지율과 내년 대선을 앞둔 정파간 다툼은 노 정부가 경제 활동을 촉진하고 소비자 신뢰를 높이는 정책 조율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정부가 현재 경제성장의 이점을 잘 활용한다면, 1990년대 일본의 경험을 피할 수 있겠지만,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결론지었다.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강성만 기자 sungm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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