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자동차 부품제조사 _피알 자금난 호소
㈜피알(PR·울산 북구 시례동) 직원 40여명은 요즘 속이 타들어 간다. 주문 물량이 늘어나 빨리 공장을 확장해야 하지만 자금이 모자라는 까닭이다. 이 회사는 2000년 6월 현대자동차 엔진공정에서 근무하다 명예퇴직한 박건일(43) 사장이 10여명의 직원과 함께 설립했다. 엔진가공·조립설비를 생산하기 전 테스트를 하는 부품(테스트 피스)과 엔진공정운반 조립기구(팰릿) 등을 만들어 국내 완성차 4사는 물론 지엠(GM)자동차 등 세계 10여개국 완성차 및 부품 제조사에 수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올 7월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혁신형 수출 선도기업 300곳에 뽑힌 데 이어 9월 부산울산중소기업청 우수중소기업인상을 받는 등 상도 여럿 받았다. 매출도 창립 첫해 6억원에서 2004년 41억원, 지난해 56억원에 이어 올해 80억원이 예상되고 있다. 내년엔 100억원의 매출을 자신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울산 북구 매곡산업단지 안 공장 터 1700평을 새로 사들였다. 기존 임대공장 터 800여평에 설치한 설비로는 늘어나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장 확장에 드는 비용은 56억원. 터 매입비 8억3000만원을 포함해 26억원은 자체 자금으로 조달이 가능하지만 나머지 30억원은 빌려야 한다.
이에 회사 쪽은 울산시 등에 3%대의 정책자금 대출을 문의했으나 기존 임대공장 터가 등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올 6월부터 중소기업진흥공단을 방문해 구조개선자금 30억원 대출을 요청했으나 올해 책정된 자금이 바닥났다며 난색을 표했다. 이 때문에 애초 이달 말까지 완공하려던 공장도 내년 3월로 완공을 미뤘다. 이러다간 이미 수주한 제품을 제때 납품하지 못해 위약금(페널티)를 물어야 할 판이다. 할 수 없이 지난달 말 기술보증기금에서 연리 6.8%짜리 3억원을 대출받아 겨우 착공에 들어갔다. 다행히 중소기업진흥공단에서 대출을 해주면 숨통을 틀 수 있지만 아직 확답을 받지 못하고 있다. 대출을 받는다 하더라도 공장과 설비를 담보로 잡히면 이자가 연 4.4%, 무담보면 4.9%다. 이는 시중은행 금리 5.8~6.8%보다 1.4~1.9%포인트 낮을 뿐이다.
박 사장은 “정부가 각종 중소기업육성 정책자금을 쏟아내고 있지만 중소업체에는 문턱이 여전히 높다”며 “기술개발과 수출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하소연했다. (052)294-1077.
울산/김광수 기자 ks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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